[가고파] 오늘 아침엔 추웠다- 차상호(지방자치부장)

기사입력 : 2024-10-06 19:33:37

출근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환기’다. 다른 부서보다 일찍 출근하기도 하고 예전부터 환기에 진심인 편이다. 용지공원을 향해 나 있는 창을 열고, 반대편 복도로 나 있는 창을 연다. 아침에 열었던 창은 점심시간이 지나면 닫힌다. 에어컨이 활동할 시간이다. 낮에는 여전히 덥기도 하거니와 전자기기 때문에 온도가 높아진다. 한낮에는 눈이 부셔서 블라인드도 내려야 한다.

▼집은 좀 다르다. 물론 창을 여는 것은 같지만 아침에 나가서 저녁에 돌아올 때까지 창은 내내 열려 있다. 집으로 돌아오면 창을 닫는다. 에어컨을 켜야 한다. 집에 돌아와 샤워를 했는데 다시 땀범벅이 될 수는 없다. 에어컨은 기본값이었다. 올해는 유독 에어컨 없이는 버티기가 힘들었다. 잠이 오지 않으니 밤에도 에어컨을 켜고 냉기를 지켜보려 창은 닫혀 있는 시간이 더 많았다.

▼오늘 아침엔 유독 추웠다. 새벽에 나가야 할 일이 있어 3시 30분쯤 나섰는데 쌀쌀한 정도가 아니라 추웠다. 그렇게 길었던 폭염이 언제였나 싶다. 바람막이 하나를 걸쳤는데도 이 정도면 경량 패딩이나 플리스 점퍼를 입어야 하는 게 아닌가 후회될 정도였다. 창문을 여는 시간도 바뀌었다. 에어컨 없이도 잠을 청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추워서 창을 닫고 잔다. 얼마 전에는 창을 열고 잤다가 목감기가 걸려서 고생했다. 아이들도 연신 재채기를 하거나 코를 훌쩍인다. 늦여름과 초겨울이 공존하는 그런 느낌이다.

▼불과 한 달 전에 쓴 칼럼에 가을은 언제 오려나~하고 여전히 덥다고 했는데, 사람들 옷차림을 보면 한순간에 확 바뀌었다. ‘선선’은 느껴볼 사이도 없이 어디론지 사라져 버리고, ‘춥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단풍은 물도 들지 않았는데 바닥에 낙엽이 굴러다니고, 종잡을 수 없는 계절이다. 기나긴 여름이 이제 겨우 지났는데, 겨울은 또 얼마나 길고 추울는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차상호(지방자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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