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파] 책을 서점에서 사는 이유- 차상호(지방자치부장)

기사입력 : 2025-01-06 19:14:56

실패의 교훈은 아니지만 이상하게 책은 서점에서 사게 된다. 사려는 책이 명확하면 인터넷이 훨씬 편한 데도 말이다. 이런저런 할인도 받을 수 있고. 책 역시 소비의 대상이지만 뭔가 다르다. 최근 부산 교보문고에 구경 삼아 들렀다가 결국 몇 권 샀다. 싯다르타, 이방인 뭐 이런 것들인데 미니북이라 크기도 마음에 들고 무엇보다 있어 보였다. 게다가 저렴했으니, 과소비는 아닐 거라 합리화해 본다.

▼코로나19가 한창인 2020년 육아휴직을 했다. 딸내미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해였고, 입학식은 물론이고 등교도 하지 않고 원격수업이니 가정학습이니 할 때여서 과감하게 육아휴직을 썼다. 시간이 많으니, 요리를 배워 볼까? 목공 같은 건 어떨까? 헬스도 하고 운동을 좀 해볼까 이것저것 생각도 했으나, 셧다운으로 문을 연 곳도 없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생각보다 시간이 부족했다.

▼밥 차리고 치우고 청소하고 돌아서면 또. 무언가를 본격적으로 할 짬이 없었다. 자투리 시간에 독서라도 해볼까? 하다가 결국 빠진 것은 쇼핑이었다. 쿠팡은 물론이고 여러 온라인 패션몰 앱을 다운받아 보고 장바구니에 넣고 가격이 더 내려가거나 할인 행사를 기다리다 어느새 지르는 게 일상이었다. 불필요한 걸 샀고 안 맞는 것도 많았으니, 결론적으로 실패의 연속이었다. 그래도 책은 꼭 서점에서 사는 게 원칙이다. 책도 사람도 구경하고, 무엇보다 책을 산다는 건 소비보단 투자라는 위안이 든다.

▼지자체나 교육청이 운영하는 공공도서관이 워낙 잘돼 있고 종종 가기도 하지만 역시 빌려서 읽는 것과 사는 것은 또 다른 영역이다. 전국구 대형서점도 좋고 진주문고나 그랜드문고 같은 지역 서점도 좋다. 요즘에는 책도 마음껏 빌려 읽을 수 있고, 또 제법 많은 책을 갖추고 구매도 할 수 있는 북카페도 구석구석 생겨나 찾아가는 재미도 있다. 책도 서점도 즐거움이다.

차상호(지방자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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