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포럼] 람사르습지도시로 거듭나는 화포천습지- 이재돈(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기사입력 : 2025-02-17 19:18:17

오늘날 지구촌은 기상 이변 현상으로 인하여 자연환경이 파괴되고 소중한 재산과 인간의 생명을 빼앗아 가는 등 앞으로 다가올 인류의 미래가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자연환경 보전에 대한 인식 제고와 대책 수립을 위해 온 힘을 기울이고 있으며, 자연 생태계의 원천인 바다와 강과 습지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특히 습지는 오랜 세월 동안에 걸쳐 많은 양의 퇴적물이 켜켜이 쌓여 수생 식물과 곤충, 양서류, 파충류, 조류 등 다양한 동식물이 잘 자랄 수 있도록 하며, 습지에서 살아가는 식물들은 물속에 포함된 질소, 인 등 여러 가지의 영양 물질을 흡수하여 물을 깨끗하게 만드는 정화 작용을 한다. 또한, 습지에 사는 식물들은 물의 흐름을 지연시키고 많은 물을 저장하는 저수지 역할을 하여 홍수를 막아주며, 습지의 물은 생활용수나 농업용수 등으로 이용하는 등 인류에게 없어서는 안 될 유익한 자연생태환경이다.

우리 고장 김해에 소재하고 있는 화포천습지는 김해시 대암산에서 발원하여 11개의 지천과 합해지면서 남에서 북으로 진례면, 진영읍, 한림면을 지나서 낙동강과 만나는 지방 하천으로 총길이 8.4㎞, 전체 습지 면적 3.1㎢에 이르는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하천형 배후 습지이다.

화포천 습지는 멸종 위기 야생생물 23종을 포함한 800여종의 다양한 야생생물이 서식하고 있는 등 양과 질적인 면에서 매우 높은 자연 생태 가치를 지니고 있어 2017년 11월에 국가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국내외의 많은 관심을 끌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동안 김해시와 시민들의 지속적인 화포천 습지 관리와 홍보에 온 힘을 쏟은 결과, 2023년에는 람사르습지도시 국내 후보지로 선정되었다. 올해 1월 24일, 제64차 람사르협약 상임위원회에서 ‘람사르 습지도시’ 인증이 확정되어 2025년 7월 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 개최되는 제15차 람사르협약 당사국총회에서 람사르습지도시로 인증을 받게 되면 국제적인 위상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람사르 로고를 6년간 사용할 수 있어 지역에서 생산되는 상품과 친환경 농산물 이미지 제고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또 습지 관련 국비를 우선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어 지속 발전 가능한 자연 생태 보전 정책을 추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화포천습지생태공원은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자연 생태계를 체험할 수 있는 생태탐방프로그램, 화포천 아우름길 걷기, 화포천습지 생태탐사단 등을 운영하고 있어 많은 시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여름철에는 어두운 밤에 느낄 수 있는 감성 프로그램인 ‘밤에 만나는 화포천습지’ 프로그램과 찾아가는 생태 환경 교육인 ‘생태 피라미드 놀이’ 등 다양하고 흥미로운 환경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초등학교 3학년 교육과정에 적합한 습지 생물을 관찰하고 체험할 수 있는 ‘신나는 화포천습지 탐험’, 가을밤에는 반딧불이 체험 행사인 ‘반짝반짝 반디 똥꼬’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겨울철에는 독수리 먹이 나누기 체험 행사인 ‘밥먹자 독수리야’를 운영하는 등 다양하고 재미있는 생태 환경 프로그램을 어린이와 시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화포천습지생태공원에 전망대와 조류 관찰용 망원경을 상설 운영하고 놀이공원 및 주차 공간을 더 많이 확보하는 등 이용 공간을 확대하면 누구나 오고 싶은 시민 친화적 생태습지공원이 될 것이다. 이른 봄에는 새벽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여름에는 꽃과 푸른 초목이 무성하며, 가을에는 갈대와 억새가 속삭이고, 겨울이면 많은 철새들이 찾아오는 화포천습지는 계절의 변화와 생명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자연생태환경의 요람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이재돈(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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