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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회 경남연극제 미리보기 ⑪ 극단 벅수골 ‘하얀 파도’

오염된 바다… 갈림길에 선 어촌 사람들

기사입력 : 2024-04-04 08:19:25

조업 금지로 변화된 삶의 태도 조명
배우들의 앙상블·무대 음악 ‘주목’
25일 김해서부문화센터 하늬홀 무대


극단 벅수골의 창작 초연극 ‘하얀 파도’(작가 주유정·연출 장창석)가 오는 25일 오후 7시 30분 김해서부문화센터 하늬홀 무대에 오른다.

작품은 주민들이 어업을 해오며 살았던, 그러나 오염으로 조업이 금지된 ‘담류마을’을 배경으로 한다. 마을에서 나고 자란 전직 해녀 ‘고진주’를 비롯한 주민들은 재활용이 가능한 해양쓰레기를 수거하며 살아간다.

극단 벅수골 경남연극제 공연 장면./극단 벅수골/
극단 벅수골 경남연극제 공연 장면./극단 벅수골/

진주는 집을 팔자고 설득하는 자신의 외동딸 ‘윤전복’과 갈등을 빚는 한편, 마을 바다 쓰레기를 건져내던 그물에는 잡히는 물고기가 점점 늘어나기 시작한다. 일을 직감한 진주는 딸인 전복에게 도움을 청하고, 전복은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기 위해 엄마를 도와주기로 결심한다.

‘담류마을’은 가상 공간이지만 낯설지 않다. 산업발전으로 해양이 오염되면서 조업이 금지된 어촌은 경남에도 있다. 극단 벅수골은 작품을 통해 해양오염의 실태와 삶의 갈등 속에서 바다를 살리고자 하는 끈기,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

환경의 변화로 해양에 기대어 살아가던 사람들의 삶 또한 바뀐다. 작품은 변화된 환경에 어쩔 수 없이 적응하며 살아가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각자 다른 태도를 가지고 있지만 상황을 만든 원인은 하나로 귀결된다. 이를 통해 작품은 ‘우리는 어떤 태도로 살아갈 것인가’의 질문을 던진다.

배우들의 앙상블을 중시하는 벅수골은 이번 작품에서도 진주와 전복 외에도 전씨, 최씨, 이장, 박사장 등 각각의 개성이 뚜렷한 마을 사람들을 출연시킨다. 또 어촌과 바다를 배경으로 하기에 변화무쌍한 바다의 분위기를 낼 수 있는 곡을 따로 작곡하기도 했다.

1981년 창단한 극단 벅수골은 통영의 지역문화자원의 다양한 재료를 활용한 살아 숨 쉬는 역사와 흔적과 기억, 인간의 삶 내음 나는 이야기 26편을 스토리텔링해 무대에 올렸다. 지난해 이탈리아 ‘셀레연극축제(Sele Teatro Fest)’에서 최고작품상과 관객상을 받았으며, 예술경영대상에서 예술경영지원센터상을 수상했다.

오는 15일 개막하는 제42회 경남연극제 관람료는 3000원이며, 예매는 네이버 예약으로 하면 된다. 문의는 전화(☏055-322-9004).

어태희 기자 ttott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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