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경남FC 차기 감독 선임은?- 권태영(문화체육부)

경남FC는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 13일 오후 성적 부진 등 이유로 박동혁 감독에게 계약해지를 통보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부천 FC 1995와의 K리그2 30라운드 15일 창원축구센터 홈 경기 불과 이틀 전 일이었다.
경남은 18일 현재 승점 25로 K리그2 13개 팀 중 12위를 하고 있다. 경남은 남은 8경기서 모두 승리하더라도 K리그1 자동 승격은 불가능하고, K리그2 플레이오프 진출도 어려운 상황이다.
경남은 불과 1년 사이에 감독 두 명이 떠났다. 지난 시즌까지 4년 동안 팀을 이끌어온 설기현 감독에게 시즌 종료 전 재계약 불가 이야기를 꺼냈다. 결국 경남은 지난해 정규리그 4위로 시즌을 마무리했으며, 김포FC와의 K리그2 플레이오프서 패하면서 승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경남은 지난해 플레이오프 종료 이틀 만에 박 감독 선임 사실을 전했다. 박 감독은 공격 축구로 팀을 승격으로 이끌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결국 성적 부진으로 계약해지되면서 2년의 계약 기간 중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설 감독은 4년 동안 팀을 이끌었고, 계약 기간 만료 전 ‘재계약 불가’ 이야기가 나오면서 팀을 떠나는 과정은 아름답지 않았다. 박 감독은 본인이 추구하는 팀 색깔과 전술을 제대로 펴지도 못한 채 1년 도 안 된 시기에 팀을 떠났다.
경남이 승격에 대한 의지가 있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려면 차기 감독 선임 과정을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 구단 내부에서만 결정할 것이 아니라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처럼 전력강화위원회를 구성해 구단의 정체성에 맞는 감독 선임 의지를 보여야 한다. 그래야 도민 구단 창단에 힘을 모으고, 5년 연속 K리그2에서 뛰고 있지만 홈·원정 가릴 것 없이 응원해 준 팬들에게 보답이 될 수 있다.
또한 장기적으로 구단 프런트 역량 강화에도 노력해야 한다. 경남은 지난 2019년 K리그2로 강등됐다. 2020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4년 연속 승격에 실패했고, 올 시즌도 승격이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경남은 이 과정서 감독에게 책임을 물었다. 하지만 구단 내부에서는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다. 선수 기용, 전술, 훈련 등은 감독의 몫이다. 구단 프런트에서도 팀에 필요한 포지션의 외국인 선수나 국내 선수 후보군을 정한 후 선수의 영입·보강, 이적 등을 감독과 논의해 결정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면 팀이 이처럼 저조한 성적을 내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내년 이맘때에는 경남의 자동 승격 소식이 전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권태영(문화체육부)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