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본지 신춘문예 출신 작가, 코로나 극복 시·시조 응원 ⑩ 조재영

기사입력 : 2020-05-06 21:24:15


비가 오면

누군가의 우산 속으로

뛰어들고 싶습니다


자주 산에 가는 이유는

아주 커다란 우산이

그곳에 있기 때문입니다


☞시인의 말

봄은 왔는데 마음껏 봄날을 누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직장을 쉬고, 누군가는 자가격리 중입니다. 무엇보다 마음이 힘든 시절입니다.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는 무엇엔가 기대고 싶어집니다. 작은 위로 한 마디가 큰 힘이 됩니다.

날씨가 따뜻해지자 야외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가까운 산을 찾는 사람들도 많아졌습니다. 묵묵히 산길을 걷다 보면 언제나 마음속에서 새로운 해답을 만납니다. 쉬이 풀리지 않던 매듭들은 걸음걸음마다 하나씩 풀리고 풀려서 새로운 희망을 말해 줍니다. 갑작스러운 비가 내릴 때면 집에 두고 온 우산이 생각납니다. 오늘은 가까이 있는 당신이 나의 우산입니다. 묵묵히 걸어가는 나에게 마음의 해답을 주는 산이기도 합니다. 다 함께 이 큰비를 피하고 나면 그때는 우리 환하게 마주 보며 웃을 수 있겠지요.

(1992년 경남신문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