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군 장병 먹은 국내산 돼지고기, 알고보니 ‘수입산’

농산물품질관리원, 원산지 속인 식품업체 적발

스페인산 표시 위 국내산 스티커 부착

기사입력 : 2025-03-24 18:22:59

경남의 한 군부대 장병들이 국내산으로 둔갑한 수입산 돼지고기를 납품 받아 먹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부를 비롯해 1000명 이상의 군 장병들을 속인 행위로 관리당국은 적발된 민간위탁업체에 대한 추가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24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등에 따르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남지원은 지난 11일 식품업계 중견기업인 A업체에 ‘표시변경’ 시정명령 처분을 내렸다.

이는 지난달 A업체가 경남의 한 군부대에 스페인산 돼지고기를 국내산으로 거짓 표시해 납품한 사실이 적발됨에 따른 조치다.

A업체는 스페인산 원산지 표시 위에 국내산 스티커를 이중으로 부착하는 방식으로 원산지를 거짓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A업체는 지역 군 부대에 식당을 위탁운영 받아 식자재를 납품하고 있다.

농산물관리원은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원산지 표시 단속을 진행하고 있다. 이때 거짓표시 행위자는 형사 입건해 검찰에 송치한다. 원산지 거짓표시 등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관리원은 향후 A업체에 대한 추가조사를 진행해 검찰 송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농산물관리원 관계자는 “관련 신고가 들어와 내용을 확인한 후 처분 조치가 먼저 된 상황”이라며 “원산지 둔갑이 언제부터 이뤄졌는지 등 추가 조사가 진행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적발과 관련해 식품업계 내부에서는 군 식당을 위탁운영하는 민간업체를 중심으로 원산지표시법 위반 등 불법행위가 만연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부실 급식 논란에 군 식당을 민간업체에 위탁 맡기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민간업체는 식자재 납품부터 조리, 관리까지 다 맡다 보니 인건비, 시설 유지 등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자 식자재에 크고 작은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백종원 대표가 있는 더본코리아의 원산지표시법 위반이 논란이 되고 있기에 군 부대에서도 정확한 점검과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김용락 기자 rock@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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