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석루] 모두를 위한 고령화 사회- 서선영(경남투자경제진흥원경제분석센터장)

기사입력 : 2025-03-12 19:13:44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는 나라 중 하나다. 2024년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어섰고, 2050년에는 그 비율이 4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 숫자 뒤에는 노인 빈곤, 돌봄 부족, 사회적 고립 같은 심각한 문제가 숨겨져 있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노인 빈곤율이 가장 높은 나라다. 은퇴 후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받지 못한 많은 노인이 생계를 위해 일자리를 찾아 나선다. 돌봄 체계 역시 가족 중심의 돌봄 문화는 점차 약화하였음에도 공공 돌봄 체계는 이를 충분히 대체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일부는 돌봄 사각지대에서 고립되거나 생명을 잃기도 한다.

사회적 고립 역시 빼놓을 수 없다. 가족과의 단절, 친구와의 이별, 그리고 급변하는 디지털 사회에서의 소외는 노인들을 더 외롭게 만든다. 또한 세대 간 갈등도 커지고 있다. 젊은 세대는 노인 복지 비용 부담을 우려하고, 노인들은 많은 혜택을 요구하며 연금 개혁과 복지 논의의 중심에서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경제적 문제를 넘어 사회적 단절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고령화 사회와 공존하기 위해서는 노인을 돌봐야 할 대상으로 보는 관점을 넘어 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으로 재인식할 필요가 있다. 노인들의 경험과 지식을 활용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우선 노인들이 경제적·사회적 역할을 지속할 수 있도록 다양한 참여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독일과 일본 등에서는 노인들이 자발적으로 지역사회 활동에 참여하거나, 젊은 세대와 협력하는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사회적 역할을 하고 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단순히 복지 혜택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노인들이 사회의 주체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세대 간 협력을 통해 사회 통합을 이루는 것이 핵심이다. 선진국 사례처럼, 그들의 경험과 지혜를 활용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다면 고령화는 위기가 아닌 기회로 전환될 수 있다. 이제는 노인을 위한 나라를 넘어 모두를 위한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어가야 할 때다.

서선영(경남투자경제진흥원경제분석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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