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조선업 호황에도 청년 감소율 전국서 가장 빨라

2014년부터 10년간 매년 1.26% 줄어

지난달 4만2925명, 2023년보다 3358명↓

일자리 상당 부분 외국인들이 채워

기사입력 : 2025-03-09 20:05:31

‘젊은 도시’로 불리던 거제시가 조선업 호황에도 청년층 인구가 전국에서 가장 많이 줄고 있어 고심이다.

지난 8일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지역산업과 고용 2024년 가을호’에 게재된 ‘청년층의 이동과 지역의 인구유출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228개 기초지자체 중 거제시 청년층(20~39세)이 가장 빠르게 줄어들었다.

2014년 7만7244명이었던 거제시의 청년 인구는 2023년 4만6283명으로 3만960명 감소했다. 이는 연평균 1.26%씩 줄어든 것으로 전국에서 청년층 비중이 가장 빠르게 감소했다.

조선소 노동자가 용접하고 있는 모습./경남신문 DB/
조선소 노동자가 용접하고 있는 모습./경남신문 DB/

이 같은 원인은 2016년부터 시작된 조선업 장기 침체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더 큰 문제는 2023년부터 조선업이 침체를 벗어나 호황기에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 청년이 계속 줄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기준 거제시 인구 23만2095명 가운데 청년층 인구는 2023년보다 3358명 감소한 4만2925명으로 전체 인구의 18.5%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는 전국 평균 청년 비율 24.3%보다 적고 2023년 거제 청년층 비율 19.8%와 비교해도 적은 수치다.

조선업계 호황으로 일감이 늘면 지역으로 옮겨 오는 청년층도 증가해야 하지만 오히려 줄어드는 기이한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조선업 호황에 따른 일자리를 외국인 노동자들이 상당 부분 채우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2022년 12월 5729명이던 거제시 외국인 거주자는 지난해 12월 기준 1만4969명으로 160% 이상 대폭 늘었다.

거제시는 조선업 신규 취업자에게 매월 이주 정착비를 지급하거나 무주택 청년 세대주에게 월세를 지원하고, 민간 참여형 청년주택(거북이집)을 조성해 주변 시세 절반 수준으로 공급하는 등 다양한 청년 잡기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거제시 관계자는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 등 거대 조선소를 끼고 있는 거제는 청년층 노동자가 지역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며 “청년들이 거제에 매력을 느끼고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 지역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고 안정적인 생활을 누릴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화오션은 2024년 신입과 경력사원 약 500명을 각 부서에 발령한 데 이어 지난달 28일부터는 올해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 절차를 시작했다.

김성호 기자 ks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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