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석방 소식에 창원광장 ‘탄핵 찬성’ 집회서 탄식… “노력 물거품…즉시 파면 해야”

8일 오후 창원시 성산구 창원광장에서 윤석열퇴진 경남운동본부 주최로 열린 '내란수괴 윤석열 석방 긴급규탄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윤 대통령 석방을 규탄하고 있다./김승권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되자 탄핵을 촉구하던 시민들의 실망과 분노가 창원광장에서 터져 나왔다. 탄핵 찬성 집회 참가자들은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을 규탄하고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와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경남비상행동’(경남비상행동)은 8일 오후 5시께 창원광장에서 ‘내란수괴 윤석열 석방 긴급 규탄 창원대회’를 열었다.
이날 광장엔 전날 법원이 윤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을 내린 데 대해 검찰이 즉시 항고할 것을 촉구하기 위해 나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이날 집회엔 주최 측 추산 600명, 경찰 비공식 추산 300명이 참여했다.
시민들은 ‘내란수괴 윤석열 구속 파면’, ‘내란공범 국힘 완전 박멸’ 등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윤석열 파면” 등 구호를 외쳤다.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광장 한쪽에 마련된 밥차에서 참가자들에게 어묵탕을 나눠주고 있었다.
이날 집회에선 전날 법원의 윤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국립창원대학교 법학과에 재학 중인 이다영(24)씨는 “검찰이 즉시 항고하지 않은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윤석열 대통령을 구속하기 위한 국민의 노력을 법원이 무력화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8일 오후 창원시 성산구 창원광장에서 윤석열퇴진 경남운동본부 주최로 열린 '내란수괴 윤석열 석방 긴급규탄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윤 대통령 석방을 규탄하고 있다./김승권 기자/
12·3 비상계엄 직후 열린 주말 집회부터 매주 참가했다는 진모(22)씨도 “이렇게 쉽게 구속이 취소될 줄 몰랐다"며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오후 5시 40분께 단상에 선 사회자가 윤석열 대통령이 석방됐다는 소식을 전하자 광장 곳곳에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윤 대통령은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돼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복귀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지난 1월 15일 체포된 지 52일 만이다.
4살 딸과 함께 집회에 참석한 김현우(42)·안윤주(41) 부부는 “마지막까지 방심해선 안 된다”며 “윤 대통령을 즉시 파면하고 국민의힘도 내란공범으로 처벌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석행(66)씨는 “법질서가 무너졌다”며 “윤 대통령이 증거를 인멸하고 극우세력을 결집하려 선동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남비상행동은 윤 대통령 석방 소식에 집회 중 긴급 회의를 열고 윤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서 파면될 때까지 매일 같은 장소에서 집회를 열기로 결정했다.
이에 집회 질서와 시민 안전을 관리하는 경찰도 비상이 걸렸다. 보수 단체인 ‘나라사랑연합회’ 등이 주최하는 ‘윤석열 탄핵 반대 집회’가 9일 오후 2시 창원광장에서 예정돼 있어 물리적 충돌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경력을 투입해 혹시 모를 돌발 상황에 대비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태형 기자 th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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