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2025 통영국제음악제] 푸른 바다·아름다운 음악과 떠나는 ‘내면으로의 여행’

기사입력 : 2025-03-12 20:28:55

오는 28일부터 4월 6일까지 열흘간

통영국제음악당서 다채로운 공연

‘예매 1분 매진’ 피아니스트 임윤찬

스페인 첼리스트 파블로 페란데스

상주 연주자로 참여해 열기 후끈

윤이상 타계 30주년, 주요 작품 연주

새로운 도전 ‘영화’와 협연도 눈길

2025 통영국제음악제가 ‘내면으로의 여행(Journey Inwards)’을 주제로 3월 28일부터 4월 6일까지 통영국제음악당에서 펼쳐진다.

올해 음악제를 관통하는 것은 우리 안에 숨겨진 어떤 속마음이다. 진은숙 예술감독은 “음악제를 통해 모두가 아름다운 음악을 향유하고 더 나아가 그것들을 통해 그동안 잊고 있던 자신의 깊은 내면의 세계를 다시 접하는 기회를 선사하고자 한다”며 기획 의도를 밝혔다. 올해 음악제는 덴마크를 대표하는 현대음악 작곡가 한스 아브라함센, 스페인의 첼리스트 파블로 페란데스, 그리고 한국의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각각 상주 작곡가와 상주 연주자로 참여한다. 내면의 깊이를 예술로, 예술로서 마주할 내면을 선사하는 올해 통영을 엿본다.

피아니스트 임윤찬.
피아니스트 임윤찬.

◇‘인기’ 상주음악가 임윤찬 등= 매년 음악 애호가들로부터 뜨거운 사랑을 받아왔던 음악제지만 올해는 특히 그 열기가 더하다. 존재 만으로 곧 음악인 상주 음악가들의 인기다. 임윤찬과의 협연으로 예매 시작 1분 만에 매진됐던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I’ 공연이 음악제의 문을 연다. 2019년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우승자였던 임윤찬이 상주 연주자로 돌아와 선사하는 첫 무대. 이날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는 윤이상의 ‘서곡’(1973/74)과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 f단조’를, 임윤찬과 협연으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c단조’를 연주한다.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

‘임윤찬 피아노 리사이틀’은 30일 오후 7시에 찾아온다.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 전곡을 만날 수 있는 이번 공연에서는 바흐에 대한 임윤찬의 해석에 대한 관심이 쏠리는 한편, 임윤찬이 또래 작곡가 이하느리에게 위촉한 신곡 ‘…Round and velvety-smooth blend…’도 만날 수 있다.

역시 매진에 추가 좌석까지 열었던 ‘파블로 페란데스 & 선우예권’ 공연도 같은 날에 만난다. 베토벤 ‘첼로 소나타 3번’과 브람스 ‘첼로 소나타 1번’ 등을 연주할 예정이다.

첼리스트 파블로 페란데스.
첼리스트 파블로 페란데스.

스페인 첼리스트 파블로 페란데스는 29일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Ⅱ’ 공연과 31일에는 ‘베르비에 페스티벌 체임버 오케스트라 with 파비앵 가벨’ 공연에서도 만날 수 있다.

윤이상./통영국제음악재단/
윤이상./통영국제음악재단/

◇윤이상 타계 30주년 기념= 올해 음악제에 있어 강조해야 할 하나를 꼽는다면 단연 ‘윤이상’이다.

올해는 통영국제음악제의 출발점인 작곡가 윤이상이 타계한 지 30주년을 맞는 해로, 통영국제음악재단은 윤이상 선생과 그의 음악을 기리는 시간을 준비했다.

29일 오후 7시 ‘윤이상을 기리며’ 공연에서 대만의 웨이우잉 현대음악 앙상블의 연주로 윤이상과 그의 제자들의 주요 작품을 만난다.

대만 웨이우잉 현대음악 앙상블.
대만 웨이우잉 현대음악 앙상블.

이날 공연에서는 윤이상이 한국적인 울림을 작품에 담아내기 시작했던 1976년 작품 ‘협주적 단편’과 1980년 작품으로 음악외적인 ‘메시지’를 작품에 담기 시작했던 ‘밤이여 나뉘어라’가 연주된다. 또 그의 제자인 도시오 호소카와의 ‘드로잉’, 백병동의 ‘인간이고 싶은 아다지오’, 그리고 한국 초연인 황룽 판의 ‘원인과 결과’를 만날 수 있다. 이외 4월 3일 오후 2시에는 ‘윤이상 음악 연구의 현황과 새로운 해석들’이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이 마련된다.

◇통영국제음악‘영화’제= 통영국제음악제를 상징하는, 새로운 도전과 장르 파괴는 올해에도 잊지 않고 실현된다. 특히 ‘영화’와의 협연이 눈에 띈다.

개막일에 찾아오는 ‘필리프 그라마티코풀로스 단편영화’는 벨기에 출신의 만화 작가이자 애니메이션 감독인 필리프가 현실의 아픈 문제들을 비현실처럼 풍자해 낸 작품이다. 마치 공장의 생산 라인처럼 기계적으로 행진하는 사람들 속에 동화되지 못하는 한 사람의 모습을 그린 ‘과정’, 유전자 조작으로 신생아를 탄생시키는 가상의 미래 ‘디자이닝 베이비’, 유전자조작 음식만을 먹는 가상의 사회를 그린 ‘배불뚝이’를 선보인다. 디자이닝 베이비는 프랑스-크로아티아의 현대음악 작곡가 이보 말렉이, 배불뚝이는 미국의 거장 현대음악 작곡가 조지 크럼, 전자음악과 구체음악으로 선도적인 역할을 했던 프랑스 작곡가 피에르 셰페르가 음악을 맡았다.

막스 노이펠트의 무성영화 ‘호프만의 이야기’에, 오케스트라가 실시간으로 협연하는 공연도 만날 수 있다. ‘호프만의 이야기’는 자크 오펜바흐의 걸작 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 등을 기초로, 독일의 후기 낭만주의 작가이자 작곡가 호프만을 이야기한다. 아시아 초연으로, 독일을 대표하는 현대음악가 요하네스 칼리츠케 지휘로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연주를 맡는다.

이외 올해 음악제에서는 거장 작곡가이자 지휘자였던 피에르 불레즈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며, 불레즈가 창단한 세계 최고의 현대음악 앙상블인 ‘앙상블 앵테르콩탕포랭’이 불레즈 주요 작품을 연주하는 ‘피에르 불레즈를 기리며’ 공연도 만날 수 있다.

김현미 기자 hm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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