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회 경남연극제 미리보기] 설레는 봄 ‘14가지 희로애락’ 푹 빠져 봄

19일부터 ‘연극은 인간이다’ 주제… 14개 작품 중 3편 첫선

기사입력 : 2025-03-13 08:02:23

1시간 30분, 그 언저리. 짧은 시간 속에서 우리는 어느 인간과 만나고 갈등과 사랑, 연민과 행복의 과정을 지켜본다. 그것이 연극이다. 오는 19일부터 4월 1일까지 거창에서 열리는 ‘제43회 경남연극제’의 주제는 ‘연극은 인간이다’. 14일간 연극이 인간이 되고 인간이 연극이 되는 즐거운 현장을 엿보자.



◇연극제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작품들= 이번 연극제에는 14개 작품 중 3개 작품이 창작 초연극이다. 연극제에 선보이기 위해 작가와 연출가, 배우 등이 머리를 맞댄 실험작이자 설레는 데뷔작이다.

극단 입체 ‘인공신장실’
극단 입체 ‘인공신장실’

투석 환자들의 희망과 갈등, 희생과 사랑

△인공신장실(작가·연출 이종일)

극단 입체, 19일 오후 7시 40분, 거창문화센터

투석실에서 투석을 받는 환자들과 요양보호사, 봉사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어느 날, 신장이식 기회가 오자 환자들의 희망과 뒤이어 갈등이 일어나고 뜻밖의 희생과 사랑으로 이어진다.

창원예술극단 ‘스위트홈’
창원예술극단 ‘스위트홈’

‘집’이라는 건축물이 관찰한 세 가구 이야기

△스위트홈(작가 김지인·연출 이갑진)

창원예술극단, 24일 오후 7시 30분, 거창문화원

‘집’이라는 건축물이 관찰자로서 집에서 살아가는 세 가구의 이야기를 전하는 독특한 구조를 담았다. 주인은 허영심 많은 아내와 꿈에 가득 찬 남편을 비추거나 집 밖을 두려워하고 집 안을 두려워하는 형제를 담거나, 항상 다투는 가족을 보여주기도 한다. 당신에게 ‘집’은 어떤 공간인지.

극단 벅수골 ‘숲을 지키는 사람들’ 공연 장면.
극단 벅수골 ‘숲을 지키는 사람들’ 공연 장면.

전쟁 중이라 믿으며 숲을 지키려는 자들

△숲을 지키는 사람들(작가 이민우·연출 장창석)

극단 벅수골, 26일 오후 7시 30분, 거창문화원

전쟁 중이라 믿으며 숲을 지키는 젊은 남자에게 새 책임자가 나타나 숲과 전쟁의 승리를 위해 복종을 강요하며 갈등이 시작된다. 그때 나타난 늙은 여자는 젊은 남자를 ‘아들’이라 부르며 전쟁은 없다고 주장한다. 작품은 실체를 알 수 없는 공포와 두려움을 반복하는 우리 역사에 대한 질문이다.


◇사람과 사람의 사랑을 얘기하다= 연극에서는 늘 ‘사람 사는 냄새’가 난다. 이번 연극제에서는 언제나 우리의 곁에 있는, 그래서 잊어버렸던 소중함과 사랑을 사람과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전달하는 연극이 대거 출동한다.

극단 현장 ‘반추’ 공연 장면.
극단 현장 ‘반추’ 공연 장면.

가족 관계를 풀어가는 반추의 시간

△반추(작가 차근호·연출 고능석)

극단 현장, 21일 오후 7시 30분, 거창문화센터

가족과 소원한 채 살아온 소설가 오문길. 치매에 걸려 자신의 대표작 ‘반추’를 다시 쓰며 시작한다. 가족들은 그의 병세를 완화시키기 위해 소설의 완성을 도와간다. ‘반추’를 쓰는 과정에서 가족들은 서로의 지난 모습을 반추하고 상처를 치유해나간다.

극단 미소 ‘대찬이발소’ 공연 장면.
극단 미소 ‘대찬이발소’ 공연 장면.

재개발 앞둔 동네 이발소 가족 갈등과 치유

△대찬이발소(작가·연출 장종도)

극단 미소, 23일 오후 7시 30분, 거창문화센터

재개발을 앞둔 동네의 이발소를 배경으로 한다. 50년간 지켜온 이발소를 놓지 못하는 대찬과 현실을 걱정하는 가족들 사이에 갈등이 깊어진다. 대찬은 자식들과 재개발 문제로 서로 언성을 높이게 되고, 결국 가슴속에 숨겨졌던 서로의 이야기가 나오게 되는데.

극단 고도 ‘내 웨딩케이크는 누가 먹어버렸나’의 공연 장면.
극단 고도 ‘내 웨딩케이크는 누가 먹어버렸나’의 공연 장면.

두 부부의 진정한 사랑과 믿음

△내 웨딩케이크는 누가 먹어버렸나(작가 김나영·연출 차영우)

극단 고도, 25일 오후 7시 30분, 거창문화센터

이혼 후에도 서로 의지하는 주현과 영, 45년을 함께한 장수와 혜숙 커플을 비춘다. 주현은 영이 다시 그림을 그리길 바라지만, 두 사람의 사랑은 끝을 향해 간다. 한편 결혼 45주년 만에 처음 소풍을 나온 부부. 혜숙은 오랫동안 품어온 비밀을 고백한다. 오랜 관계 속에서 진정한 사랑과 믿음은 어떤 모습일까.

극단 나비 ‘내가 가장 예뻤을 때’ 이미지 컷.
극단 나비 ‘내가 가장 예뻤을 때’ 이미지 컷.

엄마와 딸의 변화와 성장의 순간

△내가 가장 예뻤을 때(작가 오채민·연출 김동원)

극단 나비, 27일 오후 7시 30분, 거창문화원

오디션 준비에 한창인 성우 지망생 희윤을 비춘다. 결혼을 바라며 맞선을 주선하는 엄마와 이를 외면하는 희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엄마의 재혼 선언에 희윤은 혼란에 빠진다. 엄마와 딸의 관계 속에서 변화와 성장의 순간이 펼쳐진다.

극단 아시랑 ‘그대는 봄’
극단 아시랑 ‘그대는 봄’

시골 마을로 시집온 세 할머니의 삶

△그대는 봄(작가 김정숙·연출 손민규)

극단 아시랑, 28일 오후 7시 30분, 거창문화원

시골 마을에 시집와서 50년 넘게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세 할머니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어느 날 ‘민관이네’ 할머니가 치매에 걸리자 두 할머니는 ‘민관이네’ 할머니를 치유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던 중 ‘봉계네’가 자식처럼 여기던 강아지 순심이가 죽게 된다. 이름을 잃어온 세 할머니의 이름을 찾아가며 삶을 떠올리는 시간이 된다.


◇삶과 가치 조명하다= 연극으로 다시금 잊어버린 가치를 깨닫기도 한다. ‘인간’에 대한 질문과 함께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의 고민으로 이어진다. 이를 질문하는 연극에서 어떤 대답을 찾을 수 있을까.

극단 이루마 ‘안녕이라 말하지마’
극단 이루마 ‘안녕이라 말하지마’

늙고 병든 배우의 무대 향한 마지막 열망

△안녕이라 말하지마(작가 백하룡·연출 김인하)

극단 이루마, 20일 오후 7시 30분, 거창문화원

무대를 향한 열망을 버리지 못한 성철을 비춘다. 늙고 병든 그는 병원을 탈출해 옛 동료 찬종과 양훈을 설득해 ‘리어왕’을 준비한다. 힘든 과정 안에서 시작된 연습은 또 다른 갈등을 낳는다. 그들의 연습 마지막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

극단 메들리 ‘구름이 가닿는 곳’ 공연 장면.
극단 메들리 ‘구름이 가닿는 곳’ 공연 장면.

밀양 출신 ‘검무 달인’ 기생 운심의 이야기

△구름이 가닿는 곳(작가 김우영·연출 김은민)

극단 메들리, 22일 오후 7시 30분, 거창문화원

밀양 출신 기생 운심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우연히 무당의 칼을 주워준 계기로 연아는 검무로 선상기가 돼 ‘운심’으로 이름을 바꾼다. 자신의 검무로 모든 이가 어우러지는 세상을 꿈꾸며 한양으로 갔으나 함께 춤추던 명월이 살인죄로 죽고 운심은 옥에 갇힌다.

극단 문화모임 광대 ‘웅녀펜션’ 공연 장면.
극단 문화모임 광대 ‘웅녀펜션’ 공연 장면.

지리산 낡은 펜션에 야생 곰이 나타났다

△웅녀펜션(작가·연출 이화영)

극단 문화모임 광대, 30일 오후 4시, 장미극장

지리산 깊은 곳, 낡은 웅녀펜션에 야생 곰이 나타나며 시작된다. 곰을 내쫓으려는 펜션 주인, 잡아가려는 생태복원팀, 없애려는 군수까지 뒤엉킨 추격전이 벌어진다. 그러나 웅녀펜션을 떠나지 않고 계속 서성이는 곰의 모습이 어쩐지 수상하다. 작품은 생명과 환경에 대한 우리의 일방주의를 비춘다.

극단 객석과 무대의 ‘모래를 위한 성’ 공연 장면.
극단 객석과 무대의 ‘모래를 위한 성’ 공연 장면.

타인 행세로 여행하며 활력 찾는 신혼 부부

△모래를 위한 성(작가 이길준·박기량, 연출 박기량)

극단 객석과 무대, 30일 오후 7시 30분, 거창문화원

권태로운 연인 하나와 영일은 결혼 후 여행하며 타인행세로 새로운 활력을 찾는다. 마지막 여행지에서 진석과 선미의 이름을 빌려 놀이를 하던 도중, 실제 진석과 선미를 마주한다. 그들을 따라가다 예상치 못한 비밀을 알게 되는데. 그러던 중 소설을 읽던 내레이터에게 누군가 질문을 던진다. “뭐가 그렇게 당당해?”


◇청년, 희망을 찾아= 가장 치열한 세대인 청년. 두 연극은 성공을 좇다가 좌절하고 또다시 희망을 찾아가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삶에 지친 청년들에게 잔잔한 희망을 전달할 수 있을까.

극단 예도 ‘0.72 청년시대’ 공연 장면.
극단 예도 ‘0.72 청년시대’ 공연 장면.

청춘남녀 만나 결혼까지 가는 과정 담아

△0.72 청년시대(작가·연출 이삼우)

극단 예도, 29일 오후 7시 30분, 거창문화원

투자 실패로 빚을 진 지훈과 이혼 후 친정에 머무는 유진이 주인공이다. 연애를 멀리했던 두 사람은 소개를 통해 가까워지지만, 상견례 자리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진다. 지훈의 아버지 태식과 유진의 어머니 미경이 서로를 알아보는 순간, 과거와 현재가 뒤엉킨다. 출산율 0.72의 초저출생 시대에 청년들의 자화상을 그려낸다.

극단 장자번덕 ‘바보처럼 바보같이’ 이미지 컷.
극단 장자번덕 ‘바보처럼 바보같이’ 이미지 컷.

푸드트럭서 순대 파는 형제 이야기

△바보처럼 바보같이(작가 김광탁·연출 김종필)

극단 장자번덕, 31일 오후 7시 30분, 거창문화센터

순대가 주 메뉴인 푸드트럭을 운영하는 형제의 이야기다. 두 사람이 전 재산을 쏟아부은 순대 차의 이름은 ‘주식회사 삼천포 포장마차’. 이곳을 찾는 여러 인연과 인간 군상들의 이야기가 익살스럽게 전개된다.

※모든 연극 관람료는 일반 1만원, 학생 5000원. 도민은 할인가 적용 일반 5000원, 학생 3000원. 예매·문의는 전화(☏070-4099-4302, 055-944-0660).


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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