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현 감독이 이끄는 프로농구 창원 LG가 쌍둥이 동생 조동현 감독의 울산 현대모비스를 상대로 기적과도 같은 역전극을 연출했다.

LG는 14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현대모비스와 정규리그 홈 경기 4쿼터 종료 1분여 전 아셈 마레이의 골밑 득점으로 66-66 동점을 만들어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KBL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하지만 연장전에서는 현대모비스의 기세가 거셌다.

이우석의 3점과 게이지 프림의 중거리 슛 득점으로 앞서간 현대모비스는 경기 종료 1분여 전 한호빈의 귀중한 3점을 적중해 79-72까지 달아났다.

한호빈은 또 한 번 2점을 보태 LG는 53초 안에 9점을 뒤집어야 하는 불가능에 가까운 숙제를 받았다.

일단 슈터 유기상이 종료 47초 전 3점 한 방을 터트려 75-81로 따라간 LG에 남은 선택지는 자유투를 내주더라도 어떻게든 공격권을 가져오는 작전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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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현대모비스 포워드 이대헌이 자유투 2개를 모두 놓친 가운데 종료 28초 전 칼 타마요가 3점을 성공하면서 경기 흐름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78-81 상황에서 LG 선수들은 필사적인 압박을 가했다.

결국 엔드 라인에서 공을 줄 곳을 찾지 못한 이우석이 5초 바이얼레이션을 저지르면서 LG가 공격권을 하나 가져왔다.

유기상의 두 차례 슛이 림을 외면해 공격권을 어렵게 되찾아온 현대모비스가 한숨을 돌린 듯했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도 LG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마지막 힘을 짜내 압박을 가한 LG는 또 한 번 엔드 라인에 선 이우석에게 5초 바이얼레이션을 이끌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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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종료 11초를 남기고 정인덕이 3점을 적중해 기어코 81-81 동점을 만들었다.

LG 선수와 코칭스태프 모두 흥분한 마지막 순간 정인덕과 마레이는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했다.

공을 몰고 하프 라인을 넘어온 이우석을 정인덕이 압박해 실책을 유발하자 마레이가 공을 낚아챈 뒤 재빨리 상대 코트로 넘어와 어려운 자세로 공을 던졌다.

마레이의 손을 떠난 공이 백보드를 맞고 그대로 림으로 빨려 들어간 순간 경기 종료 버저가 울렸다.

이 경기 전 나란히 공동 2위에 올랐던 두 팀의 승부가 갈리는 순간이었다.

쌍둥이 사령탑 조상현 감독과 조동현 감독의 희비도 엇갈렸다.

연이어 5초 바이얼레이션이 지적돼 공격권이 넘어가자 조동현 감독은 펄쩍 뛰면서 심판에게 다가가 억울함을 호소했다.

반면 점수 차가 벌어지는 상황에서도 선수들을 불러 모아 경기에 집중할 것을 주문했던 조상현 감독은 기적 같은 승리에 활짝 웃었다.

이날 승리로 조상현 감독은 프로 통산 100승을 신고했다.

안방에서 짜릿한 역전극을 연출한 LG 선수들은 사령탑의 기록 달성을 나서서 축하했다.

급박하게 전개된 경기 양상에 어느덧 넥타이까지 풀어 헤친 조상현 감독은 선수들과 손바닥을 맞대며 100승의 기쁨을 누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