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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무실 압수수색에 도청 공무원 ‘당혹’

수사진, 집무실·관사 나눠 수색

장시간 수색에 분위기 ‘뒤숭숭’

기사입력 : 2018-08-02 22:00:00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을 수사하는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2일 오전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집무실과 관사를 압수수색하자 경남도가 하루 종일 술렁거렸다. 특히 도지사 집무실이 압수수색을 받은 것은 처음이라 도청 공무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최득신 특별검사보와 정우준 검사 등 수사인력 17명은 오전 7시24분께부터 도청 2층 김 지사 집무실과 창원시 의창구 용호동 관사로 나눠 압수수색 절차를 밟았다. 이들은 변호인 입회 아래 ‘디지털포렌식’ 장비를 동원해 컴퓨터의 디지털 데이터, 이메일 접속기록 등의 정보를 수집해 내려받고 각종 서류를 복사하는 등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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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창원시 의창구 용호동 김경수 지사 관사에서 압수수색 중인 허익범 특별검사팀 관계자가 타고온 차량에서 압수수색 물품을 담을 박스를 꺼내 관사로 들어가고 있다./성승건 기자/



이날 김 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이자 동반자로 지낸 고 강금원 전 창신섬유 회장의 기일이어서 강 전 회장의 충주 묘소에 가기 위해 하루 연가를 냈다.

명희진 경남도지사 정무특보는 특검의 압수수색에 대해 “(도지사 당선 전에 있었던 일)시점도 맞지 않는데 취임한지 한 달밖에 안된 도지사 집무실을 압수수색하는 것은 유감스럽다”며 검찰은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홍준표 전 지사를 조사할 때도 그런적이 없는데 도민들이 오해할 소지가 있다”고 불편한 기색을 나타냈다.

김 지사의 집무실에는 컴퓨터 2대가 있는데, 모두 지난달 1일 취임에 맞춰 경남도가 새로 구입한 것이다. 김 지사 관사에는 경남도가 업무용으로 새로 구입한 컴퓨터 1대가 있다. 또 예전부터 김 지사가 사용하던 컴퓨터 1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압수수색 사실을 모른 채 출근을 하던 공무원들은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듯 복도를 서성이며 압수수색 상황을 예의주시했다. 특히 특검의 압수수색이 장시간 이뤄지자 걱정을 하는 등 뒤숭숭한 분위기였다.

한 공무원은 “드루킹 사건은 지사가 취임하기 전에 발생한 것인데 취임한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은 데다 관사는 입주한 지 보름여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압수수색을 하는 것에 대해 황당하다”며 “새로 설치한 컴퓨터 등에서 드루킹 의혹과 관련한 증거가 뭐가 나올지 모르겠다. 단순한 요식 행위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의문을 나타냈다.

용호동 도지사 관사에서도 특검팀은 김 지사가 예전부터 사용해 온 컴퓨터와 새로 구입한 업무용 컴퓨터 등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압수수색이 진행되는 동안 특검팀 관계자들이 차량에서 물품을 담기 위한 박스를 꺼내거나 수차례 관사 밖을 오가는 차량의 모습만 보일 뿐 외부에서 별다른 움직임은 관찰되지 않았다.

이종훈·도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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