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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지사 집무실 압수수색에 경남도청 당혹감

기사입력 : 2018-08-02 14:49:09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을 수사하는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2일 오전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집무실과 관사를 압수수색하자 경남도가 하루 종일 술렁거렸다. 특히 도지사 집무실이 압수수색을 받은 것은 처음이라 도청 공무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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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취재진들이 김경수 도지사 집무실 앞에서 특검의 압수수색에 대해 취재를 하고 있다.

최득신 특별검사보와 정우준 검사 등 수사인력 17명은 오전 7시30분께부터 도청 2층 김 지사 집무실과 창원시 의창구 용호동 관사로 나눠 압수수색 절차를 밟았다. 이들은 압수수색에 앞서 김 지사 변호인 측과 통화를 하며 압수수색을 통지했고 변호인 입회 아래 각종 서류를 복사하거나 디지털 자료를 내려받는 등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김 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이자 동반자로 지낸 고 강금원 전 창신섬유 회장의 기일이어서 강 전 회장의 묘소에 가기 위해 하루 연가를 냈다.

김 지사는 추도식을 마친 후 페이스북을 통해 특검의 압수수색에 대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지만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특검은 제일 먼저 제가 요구했고, 그 어떤 조사든 당당하게 응하겠다고 수차에 걸쳐 밝힌 바 있으며 지금도 마찬가지이다"며 "이제 갓 1개월 남짓된 도청 사무실과 비서실까지 왜 뒤져야하는지 상식적으로 이해하긴 어렵지만 필요하다니 당연히 협조할 것이고, 지금도 하고 있고, 앞으로도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다만 확인되지 않은 사실들과 이미 경찰 조사과정에서 충분히 소명하고 밝혔던 사안들이, 마치 새롭게 밝혀지고 확정된 사실처럼 일부 언론에 마구잡이로 보도되면서, 조사 결과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언론을 통한 망신주기, 일방적 흠집내기로 다시 흘러가는 것에 대해서는 심히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명희진 경남도지사 정무특보는 "(도지사 당선 전에 있었던 일)시점도 맞지 않는데 취임한지 한달밖에 안된 도지사 집무실을 압수수색하는 것은 유감스럽다"며 "검찰은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홍준표 전 지사를 조사할 때도 그런적이 없는데 도민들이 오해할 소지가 있다"고 불편한 기색을 나타냈다.

김 지사의 집무실에는 컴퓨터 2대가 있는데, 모두 지난달 1일 취임에 맞춰 경남도가 새로 구입해 갖춘 것이다. 김 지사의 관사에는 경남도가 업무용으로 새로 구입한 컴퓨터 1대가 있다. 또 예전부터 김 지사가 사용하던 컴퓨터 1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사실을 모른체 출근을 하던 공무원들은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듯 복도를 서성이며 압수수색 상황을 예의주시했다. 특히 특검의 압수수색이 장시간 이뤄지자 걱정을 하는 등 뒤숭숭한 분위기였다.

한 공무원은 "드루킹 사건은 지사가 취임하기 전에 발생한 것인데 취임한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은 데다 관사는 입주한 지 보름여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압수수색을 하는것에 대해 황당하다"며 "새로 설치한 컴퓨터 등에서 드루킹 의혹과 관련한 증거가 뭐가 나올지 모르겠다. 요식행위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의문을 나타냈다.

도정에 차질이 생길까 우려하는 분위기도 있다.

또 다른 공무원은 "압수수색이 끝나면 소환이 될 것이라는 보도를 봤는데, 도정에 차질이 발생할까 우려 된다"며 "하지만 지사께서 잘해결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훈·도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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