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없이 부족한 사업비… 지역상품권 연계해 소비 유도해야

[골목에서 희망을 만나다] 자영업자 살리는 골목상권 (하)

기사입력 : 2025-03-10 20:10:39

도 ‘골목상권 활성화 사업지’
남해 지족 구거리 등 8곳 선정

현 예산으론 기초정비만 가능
“추가 지원·사후 관리 절실”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국내 자영업자 10명 중 4명은 폐업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 악화와 유통 구조 변화로 이들의 생존은 위협받고 있다.

앞서 본지는 남해 지족 구거리 사례를 통해 지역 상권이 살아나고, 원주민과 이주민이 화합하는 모습을 소개했다. 경남도는 지족 구거리 등을 골목상권 활성화 사업지로 선정해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았다. 기반 구축 같은 시설 정비도 중요하지만, 지역사랑상품권 등 소비 진작책도 함께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0일 창원의 한 점포에 폐업 정리 현수막이 걸려 있다./김승권 기자/
10일 창원의 한 점포에 폐업 정리 현수막이 걸려 있다./김승권 기자/

경남도는 2023년 상권이 주도하고 주민, 지자체가 참여해 특색 있는 골목상권의 조성을 목표로 남해를 포함해 4곳을 선정했다. 남해 지족 구거리, 양산 목화로 상가, 진주 성북지구 가로수길, 김해 장유 율하 카페길 등 4곳이다. 선정된 곳에는 상권 내 시설환경정비(특화거리 포토존, 간판 정비), 안전 시스템 구축(스마트 가로등 설치, 안전보행로 조성), 공동이익창출 공간 조성(공연장, 공동작업장 설치) 등을 지원한다.

지난해에는 김해 인제대 오래뜰 거리, 양산 오봉청룡로·웅상상가 1번지, 하동 횡천 불이와 슬기의 빛거리, 남해 역사문화거리가 선정됐다.

시설 정비에는 성공했지만, 소비를 진작하는 안에 대해서는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도내 한 지자체 관계자는 “1~2억원 정도 사업비로는 기초적인 시설 정비만 가능하다. 관련 콘텐츠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부족한 예산에 빠르게 대응하기는 힘든 상황이다”라며 “추가적인 예산 지원이 된다면 골목상권에서 쓰고 즐길 수 있는 이벤트나 행사를 마련했으면 하는데 현실은 부족한 면이 있다”고 했다.

10일 김해시 장유 율하 카페거리의 한 점포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다.
10일 김해시 장유 율하 카페거리의 한 점포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다.

지역사랑상품권과 연계해 골목상권을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문병철 마산창동통합상가상인회 회장은 “골목상권이 무너지면 지역의 일자리가 무너지고, 도미노처럼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역사랑상품권이 중요하다. 과거에는 10% 할인도 많았는데 지금은 지원이 줄어 7%로 낮아졌다. 골목에서 상품권으로 돈이 계속 돌게끔 하고, 할인을 통해 소비를 유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경남도 관계자는 “예산 등 문제 이유로 시설 정비 외에 추가적인 지원 사업은 진행을 못 하고 있다. 전통시장 관련 사업들은 있지만, 골목 상권 관련해서는 추가적인 지원이 이뤄지고 있지 않는 상황이다”며 “올해는 사업이 끝나고 상권이 어떻게 변했는지 사후 관리를 진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인터뷰〉 손상철 국립창원대 경영학과 겸임 교수

“골목상권 살리려면 소비자·상인 협력 필요”


-골목상권 왜 중요한가.

△골목 상권이란 단순히 소상공인들이 모여있는 집적된 상업적 공간이 아니다.

골목 상권은 이웃 사람들 간 만남의 기회를 증가시키고, 사람들의 정겨운 이야기 속에서 서로 연결하는 커뮤니티를 구축해준다.

주민뿐 아니라 학생, 직장인, 상인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함께 놀고, 웃고, 즐기는 생활의 터전이다. 이처럼 골목상권은 더 살기 좋고, 사람들이 연결되고, 매력적인 공간으로 활기찬 삶을 만들기 때문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경남도가 진행하는 골목상권 활성화 지원 사업 특징과 주된 목표는.

△경남도에서는 매출 감소 등 심각한 도내 상권을 중심으로 지역의 정체성, 역사성을 반영해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특화 골목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 골목상권의 잠재력을 인식하게 함으로써 살기 좋고, 매력적인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경남도는 이 같은 골목 상권 활성화 사업을 통해 침체한 공간을 활기차고 귀중한 지역 자산으로 바꾸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골목 상권이 더 이상 잊힌 뒷골목이 아닌 도시 혁신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는 것이 특징이다.

-골목상권 활성화가 위기의 자영업자들에게 대안이 될 수 있는가.

△자영업자들은 골목 상권이 차별화되는 특화된 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단순히 골목 상권을 아름답게 하는 데 그치지 않아야 한다.

지역 소비자뿐만 아니라 상인회 등과 협력할 필요가 있다.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역동적인 골목 상권을 조성해야 한다. 몰입감 넘치는 골목 경험을 제공해야 매력적인 상권이 만들어진다.

박준혁 기자 pjhn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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