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사람들의 민주화 운동… 4·19혁명과 동등한 평가를
[기획] 다시 3·15 ③·끝 진실 규명 성과와 과제
진실화해위 493건 중 440건 규명
일련의 민주화 사건 재정립 필요
“서울 중심의 역사 연구서 벗어나
마산서 전국 확산 이유 조명 필요”
3·15의거에 대한 진실 규명은 2022년 1월 진실화해위원회 창원사무소가 개소하면서 시작됐다. 그로부터 3년의 세월이 지나 어느덧 조사 기간은 두 달만을 남겨두고 있다.
진실 규명된 3차 의거는 진실화해위 10대 조사 성과에도 포함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보였다. 진정한 성과는 의거에 참여한 보통의 사람들의 민주화 운동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데 있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동 문화의거리에 조성된 3·15의거 발원지 표지판./경남신문DB/
◇440건 진상규명 결정…94% 종결= 진실화해위원회 3·15의거과에 따르면 13일 기준 접수된 493건의 사건 중 465건(94.3%)이 종결 처리됐다. 종결된 465건 중 440건이 진실규명됐으며 각하 1건, 취하 24건 등도 있다.
진실규명 결정은 대부분 시위 참여자 인정이다. 440건 중 387건에 달한다. 학생 참여자는 고등학생 325명, 중학생 21명, 초등학생 3명 등 총 349명이다. 일반 참여자는 38명이다.
인권침해사건도 52건 진실규명됐다. 학생이 30건(고등 27명, 중등 2명, 초등 1명), 일반 22건이다. 직권조사한 할아버지·할머니 시위와 부산시위대 마산원정시위 등 3차 의거도 진실규명됐다.
학교별로 보면 마산고등학교와 마산상업고등학교(현 마산용마고)에서 진실규명 결정이 많았다. 마산고는 113명, 마산상고는 119명이다. 이어 성지여고(57명), 마산공고(25명), 마산제일여고(12명), 창신고(11명) 등 순으로 참여자 인정이 많았다.
조사 진행 중인 사건은 총 19건이다. 9건은 전체 위원회에 상정돼 곧 종결될 예정이다. 남은 10건의 사건은 남은 조사 기간 내 처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진실규명 결정을 받은 김주열 열사의 어머니인 권창주 여사가 4·19혁명유공자로 인정되는 등 관련 단체의 권고사항 이행도 이어졌다.
3·15의거 사망자도 16명으로 정립됐다. 강융기(당시 20세), 김동섭(27), 김삼웅(19), 김영준(20), 김영호(19), 김용실(18), 김주열(17), 김효덕(19), 오성원(20), 전의규(18), 조현대(20 추정), 김영길(18), 김종술(16), 김평도(38), 정상근(16), 김선길(19) 등이다.

1997년 제37주년 3·15의거 기념식./경남신문DB/
◇4·19혁명과의 관계 재정립 필요= 진실규명이 하나씩 이뤄지면서 3·15의거의 독자성은 더욱 견고해졌다. 이 과정들 속에서 이승만 대통령 하야를 이끌어 낸 4·19혁명과 3·15의거의 관계를 재정립할 동력이 자연스럽게 생겨났다.
오래전부터 경남에서는 3·15의거가 4·19혁명에 종속된 시위가 아닌 독자적인 마산의 민주화 운동이라고 강조해 왔다. 일부는 명칭을 혁명으로 격상시켜 3·15혁명이라 불러야 한다고도 했다.
3차 의거 등에 대한 진실규명이 이뤄진 최근에는 서울 중심의 역사관에서 벗어나 대한민국 전체로 사건을 바라보자는 주장이 지지를 받고 있다. 서울 중심의 4·19혁명이 아닌 전국 모든 지역을 포괄한 ‘4월 혁명’ 명칭을 사용해 모든 민주화 운동을 동등하게 평가하자는 의미다.
오제연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는 “3·15의거와 4·19혁명, 그리고 대구 2·28민주의거와 대전 3·8민주의거는 서로 분리하기에는 밀접하게 엮여 있다”며 “때문에 분리하는 방향보다는 4·19혁명의 개념과 연구 방법을 수정하는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4월 19일이 지나치게 강조된다면 4월 혁명 등 다른 용어를 함께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오 교수는 이어 “향후 역사 연구는 서울 중심에서 벗어나 마산을 시작으로 번진 민중과 시민의 연대에 주목해야 한다”며 “왜 마산에서 의거가 일어났는지를 넘어 어떻게 마산에서 전국으로 확산될 수 있었는지를 질문해야 더 큰 3·15의거의 역사적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용락 기자 rock@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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