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석루] 실패를 응원하는 사회- 서선영(경남투자경제진흥원 경제분석센터장)

기사입력 : 2025-03-05 19:30:35

“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말은 비록 결과는 아쉬웠지만, 그 과정에서의 노력을 인정하고 응원하는 말이다. 그러나 이 말을 우리 사회에서 실패를 경험한 이들에게도 건넬 수 있을까?

니트(NEET)는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의 약어로, 교육이나 훈련을 받지 않고 일도 하지 않는 젊은 층을 지칭하는 용어이다. 우리 사회에서 니트족이라 불리는 이들의 숫자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는 단순히 경기침체와 같은 경제적 요인 때문만은 아니다. 그 이면에는 실패를 두려워하며 도전조차 하지 못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자리 잡고 있다.

우리 사회는 언제부터인가 실패를 패배자, 낙오자로 치부하기 시작했다. 실패를 경험한 사람들에게는 재도전의 기회 대신 낙인의 시선이 따라붙는다. 결국 이들은 도전을 포기하고, 니트족이라는 이름 아래 사회적 고립으로 내몰리고 있다. 하지만 니트족은 단순히 도전을 포기한 사람들이 아니다. 이들은 사회적 구조와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고립된 청년들로, 실패를 감당할 여유조차 허락되지 않은 환경에 놓여 있다.

실패는 결코 끝이 아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처럼, 실패는 우리가 무엇을 배우고 성장할지 깨닫게 하는 값진 경험이다. 실패를 경험한 사람들은 그 과정을 통해 더 큰 성장을 이룰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우리 사회가 이들의 가능성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청년들의 도전을 위해서는 단편적인 경제적 지원만으로는 부족하다. 무엇보다도, 실패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부터 바꿔야 한다. 실패를 낙오로 간주하는 대신, 성장의 과정으로 인정하고 응원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해외에서는 실패를 용인하고 재도전을 장려하는 문화가 창업과 혁신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말은 실패를 겪은 사람들에게 큰 위로와 용기를 준다. 이 말을 우리 사회가 더 자주 건넬 수 있다면 어떨까. 실패를 응원하는 사회는 사람들에게 재도전의 용기를 주고, 모두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한다. 실패는 새로운 시작이다. 이 사실을 기억하며, 우리가 서로의 실패를 응원하는 사회를 만들어 가길 바란다.

서선영(경남투자경제진흥원 경제분석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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