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석루] 평생학습사회- 김영애(경남평생교육연구소장)

대학에서 강의하는 나에게도 3월은 새로운 학생들을 만나 설렘이 가득한 계절이다. 사실 그전까지 나는 프리랜서로 살아왔다. 돌이켜보면 ‘나도 어딘가에 소속되어 출퇴근을 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그런 달콤한 유혹이 찾아올 때마다 내가 선택한 곳은 직장이 아닌 나를 가르쳐 주는 학교였다.
내 나이 30대 후반에 보육교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서 교육학 학위를 받았다. 그 선택이 내 인생의 첫 번째 전환점이 되었다. 내가 학위를 취득할 당시만 해도 ‘평생교육’이라는 개념이 지금처럼 보편화되지 않아 마창지역에서 평생교육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실습 기관을 찾기가 어려웠다.
수소문한 끝에 ‘명서2 마을도서관’에서 평생교육사 실습을 시작했다. 대학 동기 세 명과 함께 도서관을 이용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방과 후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등 다양한 평생교육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이 과정에서 나는 평생교육이 단순히 ‘늦깎이 공부’가 아니라 개인의 성장과 사회의 변화를 이끄는 중요한 힘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십여 년 전, 평생교육진흥원장님의 강의에서 “앞으로 세상은 백세시대입니다. 평생교육 생애주기의 관점에서 보면, 20세부터 45세까지는 ‘청년전기’, 46세부터 75세까지는 ‘청년후기’입니다. 백 세까지 건강하게 사는 비결은 평생 배움의 끈을 놓지 않는 것”이라는 말이 나의 심장을 울렸다. 당시에는 그 말이 다소 생소했지만, 이제는 누구나 공감하는 백세 평생학습사회가 되었다.
40대 후반에 나는 대학원에 진학해 사회복지학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두 번째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올해 환갑을 맞이한 나는 평생학습 사회의 청년후기를 살아가고 있다. 앞으로 건강한 노년 세대를 위한 평생학습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평생학습은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차원을 넘어서, 사람의 삶의 질을 높이고 사회와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이것은 자신이 원하는 분야를 선택하고 그에 맞는 학습을 진행할 수 있어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게 돕는다. 나는 인간에게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평생학습을 통해 자신을 다듬고 성찰하는 일이라 생각한다.
김영애(경남평생교육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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