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 대형 산불] ‘예초기 불씨’가 키운 산불… 사람도 산도 삼켰다

기사입력 : 2025-03-23 19:47:09

바람 타고 번지며 3단계 격상
산청 등 30곳 ‘동시다발 산불’
도 “장비 동원해 진화 총력
소각 금지·입산 자제” 당부


지난 21일 산청군 시천면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진화작업이 사흘째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 산불의 발생 원인은 예초기에서 튄 불씨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산불 화재 원인을 조사하는 경찰은 22일 산청군 시천면의 초기 발화점 근처에서 농장을 운영 중인 A씨를 조사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어제(21일) 오후 잡초 제거를 위해 예초기를 사용하던 중 불씨가 튀어 화재가 발생했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해 A씨를 상대로 추가 조사할 계획이다.

산청군 시천면에서 발생한 산불이 이틀째 이어진 22일 신천리 야산에서 소방헬기가 물을 뿌리고 있다./김승권 기자/
산청군 시천면에서 발생한 산불이 이틀째 이어진 22일 신천리 야산에서 소방헬기가 물을 뿌리고 있다./김승권 기자/

앞서 임상섭 산림청장과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21일 산청군 양수발전소에 마련된 산불현장통합지휘본부에서 브리핑을 갖고 산불 발생 현황과 진화 계획 등을 설명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박 지사는 산불 발화 원인으로 “산불 발생 지역의 한 목장에서 예초기로 풀을 베던 중 불꽃이 튀어 발화한 것으로 추측된다”며 “이 불이 급경사 지역에서 바람을 타고 마을 쪽으로 급속하게 번져 빨리 3단계로 격상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22일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원인도 성묘객 실화에 따른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산림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24분쯤 119에 성묘객 B씨가 “묘지를 정리하던 중 실수로 불을 냈다”는 취지로 산불 신고를 했다고 밝혔다.

도내 산청과 김해, 인근 울주 그리고 경북 의성을 비롯해 지난 22일 하루 동안에만 전국 30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산불이 발생함에 따라 경남도는 입산객을 비롯한 전 도민들을 대상으로 산불 예방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임상섭 산림청장과 박완수 도지사가 산청 산불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경남도/
임상섭 산림청장과 박완수 도지사가 산청 산불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경남도/

경남도는 산불의 원인으로 대부분 실화를 지목, 확인되고 있는 만큼 소각 등의 행위를 자제할 것을 호소하고 나섰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산청 일대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과 관련해 23일 긴급 담화를 발표하고 “도는 가용한 모든 장비와 인력을 동원해 산불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도민의 협조를 요청했다. 이어 “나 한 사람의 방심이 지역을 넘어 국가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며, “산 인근 소각 금지, 입산 자제, 불씨 관리 등 기본 수칙을 지켜달라”고 강조했다.

경남도는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입산 시 화기물질 소지 금지 △논밭두렁·영농부산물·생활쓰레기 등 소각 자제 △산불취약지역에서의 흡연 및 담배꽁초 투기 금지 등을 재차 강조하며, 도민의 주의를 당부했다.

이민영 기자 mylee77@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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