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 대형 산불] “아무런 안전조치 없이 현장 투입” 유가족 울분

사망자 4명 모두 창녕군서 파견

“공무원·진화대원, 산소통도 없어 어처구니 없는 참사, 책임 밝혀야”

기사입력 : 2025-03-23 20:44:59

“우리 아들 어떡하노. 어떡하노….”

산청군 시천면 한 야산에서 발생한 화재 진화를 위해 산불진화대원과 인솔 공무원 등 4명의 빈소가 마련된 창녕전문장례식장은 적막감과 함께 북받치는 유족들의 울음소리가 맴돌았다.

23일 창녕전문장례식장 안치실에서 유가족들이 창녕군 산림녹지과 소속 고 강모씨를 확인하고 통곡하고 있다.
23일 창녕전문장례식장 안치실에서 유가족들이 창녕군 산림녹지과 소속 고 강모씨를 확인하고 통곡하고 있다.

이번 사고 사망자들은 창녕군 산림녹지과 소속 공무원 강모(33)씨와 진화대원인 황모(63), 공모(61), 이모(64)씨이다. 이들은 ‘창녕 광역산불전문예방진화대’로, 산불 진화를 위해 지난 22일 오전 현장에 투입됐다가 구곡산 7부 능선 지점에서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장례식장으로 사망자들의 시신이 한 구씩 도착할 때마다 유가족들의 울음이 터져나왔다. 행여 사실이 아니기를 바랐던 가족들은 이내 얼굴을 확인하고는 곧바로 주저앉으며 “아이고, 우리 아들 어떡하노” “얼마나 뜨거웠을까”라고 오열했다. 산불 현장에서 발생한 사망 소식에 강씨의 유가족들은 울분을 터뜨렸다.

강씨의 큰아버지는 “산청 산불 현장에서 이렇게 어처구니없는 참사가 발생할 수 있느냐”며 “이는 분명한 인재이며, 이에 대한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소방대원들은 산소통을 매고 진화를 했는데 창녕군 산불진화대원 8명과 인솔 공무원 1명은 산소통은 물론 안전조치도 없이 산불현장에 투입됐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며 분개했다.

이와 함께 “시신이 산청에서 오전 10시에 출발한다고 해서 유가족들이 11시부터 장례식장 입구 계단에서 기다리고 있었으나 안내하는 공무원이 한 명도 없었다. 할 수 없이 식사를 하고 다시 와서 2층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등 총 2시간 30분 동안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취재기자들이 오자 공무원들이 보이기 시작했다”며 울화통을 터트렸다.

창녕군은 합동분향소를 창녕읍 창녕군민체육관에 설치하고 24일부터 4일간 운영한다. 또 오는 27일까지 5일간 애도 기간으로 정하고, 각종 행사는 전면 중단한다.

이날 빈소를 방문한 성낙인 창녕군수는 “우선 우리 지역 분들이 모두 예기치 않은 사고를 당하셔서 군수로서 죄송하게 생각하고,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빈다”며 “산림청과 경남도에서 진화 작업 등을 관리하는 만큼 사망자들 장례와 부상자 치료 등 군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예우를 다하겠다”고 애도를 표했다.

글·사진= 고비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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