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것들에 보내는 애정의 눈길

‘2023년 본지 신춘문예 등단’ 이종현, 첫 시조집 펴내

기사입력 : 2025-02-19 08:07:40

지난 2023년 본지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종현 시조시인이 첫 시조집 ‘아내, 활을 쏘다’(사진)를 펴냈다.

이번 시조집은 시인이 된 뒤 처음으로 선보이는 결실로,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독학으로 써 온 시조 70편이 담겨 있다. 이종현 시인에게 시조란 생의 절반 이상을 함께해 온 오래된 연인이자 동반자였다. 삶 자체가 힘들어도 그 자체로 소중하듯, 그에게 시조 또한 애증이 깃든 존재였다.

시인은 과거 본지 신춘문예 당선 소감에서 “37년 전, 장애를 지닌 몸으로 대학을 고학(苦學)하며 다닐 때 문학을 만났다. 형식도 제대로 몰랐지만, 어설픈 형상화로 하루하루의 삶을 옮겨 적으며 오래도록 이어 온 것이 시조”라고 밝힌 바 있다.

시조를 만나면서 가난과 외로움, 고단한 삶을 이겨낸 그는 우리에게 밝혔던 “성찰과 치유가 깃든 작품으로 사람과 세상을 만나겠다”던 다짐처럼 자신을 성찰하고 주위의 사소한 것들에 대한 애정의 눈길을 보낸다.

‘주저흔, 호흡을 덜어내는 선이 아니다/ 하루를 살기 위해 매달리다 미끄러진/ 골절로 핀 고정한 후 제거한 상처였다// 새벽녘 발걸음이 공사장을 서성이다/ 구멍 뚫린 철판을 딛고 선 나들이/ 문밖의 모난 풍경을 가슴에 새긴 흔적’ -흔적 중

오랜 세월 시조를 써 왔으면서도, 정작 삶에 더 무게를 두느라 “절실함 없는 시조놀이였다”고 돌아보는 시인은 이제 비로소 집 한 채를 지었다고 말한다. 그가 “이제 서까래를 올릴 뿐”이라고 밝힌 만큼, 언젠가 완성될 그의 집이 더욱 기대를 모은다.

김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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