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갤러리] 이진숙 作 ‘피어나다’

기사입력 : 2025-02-26 08:09:04

작가노트

옻칠회화는 옻칠로 쌓아 올린 기술적 완성도와 더불어, 다른 장르와는 확연히 구분되는 조형적 아름다움을 통해 그 진가를 발한다. 옻칠 특유의 질감에 회화적 이미지를 더함으로써,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우아하고 품격 있는 미의 세계를 펼쳐 보인다.

전통적인 나전칠기는 옻칠을 기반으로, 나전이 지닌 오색영롱한 빛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반면 옻칠회화는 나전도 사용하지만, 그보다는 회화적인 이미지를 우선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옻칠회화의 본질이 시작된다. 다른 장르가 흉내 낼 수 없는 옻칠에 회화적 이미지를 더해, 미지의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세계를 선보이는 것이다. 나전과 채색이 만나 빚어내는 환상적인 아름다움과 깊이는 기존의 나전칠기와는 전혀 다른, 독자적인 영역이라 하겠다. 무엇보다 작업의 소재가 무엇이든, 단순한 시각적 이해에 그치지 않는 내용을 담아내고자 한다. 그 내용은 일상 속에서 겪어 온, 천혜의 어항인 통영이 간직해 온 은밀한 이야기들이다. 거기에는 나 자신의 삶은 물론, 통영에 뿌리내리고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삶과 애환이 아로새겨져 있다.

(서양화·통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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