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ON- 최종수와 함께 떠나는 탐조여행] (63·끝) 독수리
“전염병 물렀거라” 자연 청소부의 위엄
현재 김해 화포천 습지에 600여 마리 월동 중
‘주 2회 먹이주기’ 통해 개체수 꾸준히 늘어
사냥보다 동물 사체 먹어 부패한 유기물 제거
질병 확산 막고 생태계 건강·균형 유지 기여
김해 화포천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하천형 습지로, 다양한 동식물의 서식지 역할을 맡아 생태계 건강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역이다. 특히 이곳에서 꾸준히 늘어나는 독수리 개체수는 화포천 일대 생태계가 안정적이고 건강하게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탐조 여행의 주인공인 독수리는 우리나라를 찾는 맹금류 중 가장 덩치가 큰 종으로, 그 위엄과 생태적 가치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긴 날개를 펼치고 김해 화포천 상공을 비행하고 있는 독수리.
현재 월동 중인 독수리는 약 600여 마리에 달하며, 주 2회 실시되는 먹이 주기 프로그램으로 개체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이런 보호 활동은 화포천 하천습지 생태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크게 기여해 다양한 생물들이 상호 공존하는 건강한 생태계 보전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는다.
독수리는 몸길이 100~112㎝, 날개폭 250~295㎝에 달하는 대형 맹금류로, 전체적으로 짙은 갈색 깃털을 띤다. 야외에서 보면 더욱 어둡고 웅장한 모습이 돋보이는데, 넓은 날개와 짧은 꼬리, 회갈색의 머리, 밝은 갈색의 등과 날개덮깃이 조화를 이룬다. 부리는 검은색이지만 기부(基部)는 분홍빛을 띠어 독특한 모습을 자랑한다.

독수리 떼가 먹이활동을 하고 있는 모습.
사냥보다는 대형 동물의 사체를 먹어 부패한 유기물을 제거함으로써 이른바 ‘자연 청소부’ 역할을 수행하는 독수리는 질병 확산을 막고 생태계 건강을 지키는 중요한 존재다. 뛰어난 시력 덕분에 높은 고도에서 광범위한 지역을 수색하며, 수 킬로미터 떨어진 먹이도 쉽게 발견한다.
김해 화포천은 독수리가 월동하기에 최적화된 환경을 갖춘 대표적 하천형 습지다. 이곳에서 진행되는 먹이 주기 프로그램은 독수리 생존율을 끌어올릴 뿐 아니라 최상위 포식자의 안정적인 월동을 돕는다. 이러한 생태계 균형 유지 덕분에 다양한 동식물 종 보전에도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미치고 있으며, 이는 하천습지 생태계의 건강한 신호로 여겨진다.

우리나라를 찾는 맹금류 중 가장 덩치가 큰 독수리. 전체적으로 짙은 갈색 몸에 부리는 검은색이지만 기부가 분홍색을 띠어 독특한 모습을 자랑한다.
김해시는 체계적인 모니터링과 서식지 관리를 통해 야생동물 보호에 앞장서고 있으며, 그 결과 독수리 개체수 증가라는 반가운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도 독수리가 안정적으로 월동하기 위해서는 주기적인 먹이 주기 프로그램과 더불어 월동지 보전, 오염 저감 등 다각적인 노력이 이어져야 한다.
독수리 월동 현상은 한 종의 증가를 넘어 지역 생태계 전체의 건강을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다. 야생동물 보호와 생태계 관리 노력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가는 동시에, 독수리와 하천형 습지의 가치와 의미를 시민들에게 널리 알리는 일이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최종수(생태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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