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79주년 특집] K-해양방산 중심 ‘한화오션’

 독자기술로 글로벌 함정시장 새 강자

기사입력 : 2025-03-04 14:13:53

1983년 초계함부터 구축·호위함 등 건조
한국형 차세대 이지스함 공동 개발 추진
국내 잠수함 모든 선종 만든 유일한 조선소
대한민국 해군 보유한 24척 중 17척 건조
3000t급 이상 중형 세계 8번째 독자 개발
연간 20조 규모 美 해군 MRO 시장 진출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의 첫 승전지인 거제시 옥포만. 이곳에 자리잡은 한화오션의 서문을 지나면 곧 마주하는 곳이 특수선 건조 구역이다.

한화오션 전경.
한화오션 전경.
도산안창호함 세계 최대 잠영시험 성공./한화오션/
도산안창호함 세계 최대 잠영시험 성공./한화오션/

한화오션 특수선 건조구역에서는 우리나라 해군이 발주한 ‘장보고Ⅲ 잠수함 사업’의 배치-Ⅱ 3번함 건조가 한창이다. ‘장보고-Ⅲ’ 사업은 차세대 한국형 잠수함 개발 사업이다. 장보고-Ⅲ 배치-Ⅱ 잠수함은 길이 89m, 폭 9.6m의 3600t급 디젤 추진 잠수함으로, 우리 해군이 운용 중인 잠수함 중 최대 중량과 최대 크기다.

한화오션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등 최첨단 수상함 함정모형들./한화오션/
한화오션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등 최첨단 수상함 함정모형들./한화오션/
율곡이이함(7600t급 이지스함)./한화오션/
율곡이이함(7600t급 이지스함)./한화오션/

◇수상함 건조 명가= 한화오션의 특수선 역사는 1983년 12월 우리 해군에 인도한 초계함(연안의 해상경계 임무를 수행하는 전투함)인 ‘안양함’부터 시작됐다.

한화오션은 이후 40년 이상 1500t급 호위함, 초계함, 구축함 등을 건조했고 특히 3200t급 구축함인 광개토대왕함, 충무공이순신함(4400t급 구축함), 율곡이이함(7600t급 이지스함) 등 우리 해군의 기념비적인 함정의 건조를 도맡아 왔다. 대한민국 해군의 KDX-I, KDX-II, KDX-III 사업에 모두 참여한 업체는 한화오션이 유일하다.

한화오션의 수상함 건조 역사는 현재도 진행형이다. 2023년 울산급 호위함 Batch-III 5, 6번함을 수주한 데 이어, 지난해 Batch-IV 1, 2번함 계약도 체결했다. 울산급 Batch-Ⅳ는 대한민국 해군의 호위함 미래를 완성하는 중요한 프로젝트다.

한화오션의 함정 건조 기술력은 해외에서도 첫손에 꼽힌다. 한화오션에서 건조한 함정들은 방글라데시, 말레이시아, 영국, 노르웨이 등 해외 여러 나라에도 수출됐다. 특히 영국에 수출한 군수지원함은 영국의 까다로운 요구 조건을 모두 충족시켜 업계를 놀라게 했다.

한화오션이 건조할 울산급 배치-III 호위함 모형./한화오션/
한화오션이 건조할 울산급 배치-III 호위함 모형./한화오션/

◇한국형 차기 구축함, 국내 협력의 상징= 현재 방위사업청은 해군의 미래 핵심 전력인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의 상세설계 및 초도함 건조 사업 추진을 앞두고 있다. 6000t급 미니 이지스함 6척이 건조될 KDDXS는 2019년 한화오션에서 건조 가능성 검토를 수행한 차세대 스마트 구축함이다.

KDDX는 배 선체에서부터 전투체계, 레이더 등 모든 분야를 100% 순수 국내 기술로 건조하는 국내 최초의 구축함이라 그 의미가 더욱 각별하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KDDX의 공동 설계를 통해 국내 함정 기술과 연구개발 역량을 모두 모아 최고의 성능을 가진 함정을 개발하는 데 앞장서겠다”며 “세계 함정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명품 국산 이지스함을 건조하겠다”고 말했다.

한화오션이 건조중인 장보고-III Batch-II 잠수함./한화오션/
한화오션이 건조중인 장보고-III Batch-II 잠수함./한화오션/
지난 6월 7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에서 전시된 한화오션의 장보고-III Batch-II 모형./한화오션/
지난 6월 7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에서 전시된 한화오션의 장보고-III Batch-II 모형./한화오션/
도산안창호함./한화오션/
도산안창호함./한화오션/

◇대한민국 잠수함 종가= 한화오션은 대한민국 잠수함 전 선종을 건조한 ‘유일’한 조선소다.

한화오션은 1987년 209급 잠수함 ‘장보고함’ 수주를 시작으로, 209급 9척, 214급 3척, 3000t급 신형 잠수함 5척 등 우리 해군의 잠수함 24척 중 17척을 건조하면서 대한민국 잠수함 역사의 중심에 섰다.

특히 독자적으로 3000t급 이상의 중형 잠수함 개발에 성공했다. 자체 기술력으로 3000t급 이상 중형 잠수함을 독자 개발한 국가는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인도, 러시아, 중국뿐이다. 한화오션의 독자 개발로 한국이 8번째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화오션은 2011년 우리나라 최초로 잠수함 수출에 성공했다. 인도네시아 국방부로부터 1400t급 나가파사 잠수함 3척을 11억달러에 수주하며, 국내 최초 잠수함 수출과 역대 방산 수출 단일계약 사상 최대 규모 기록을 갈아치웠다. 영국, 프랑스, 러시아, 독일에 이어 세계에서 다섯 번째 잠수함 수출국이 됐다. 2021년에는 SLBM 발사 시험도 성공하는 등 독자 개발 잠수함의 기술 자립성도 확립했다.

장보고-III Batch-II 중형 잠수함은 공기불요추진체계(AIP)와 리튬이온전지를 결합해 잠항 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렸다. 세계 최초 사례로 평가받는다. 한화오션의 기술력은 글로벌 잠수함 수출 시장에서 경쟁력으로 작용하면서, 폴란드, 캐나다, 필리핀 등 여러 국가에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앞줄 오른쪽 첫번째)이 지난해 10월 24일 미국 해군 태평양함대 사령관 스티븐 쾰러 제독(앞줄 오른쪽 두번째)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정비 중인 ‘월리 쉬라‘호 정비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한화오션/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앞줄 오른쪽 첫번째)이 지난해 10월 24일 미국 해군 태평양함대 사령관 스티븐 쾰러 제독(앞줄 오른쪽 두번째)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정비 중인 ‘월리 쉬라‘호 정비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한화오션/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인 ‘월리 쉬라’호가 함정 정비를 위해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안벽에 접근하고 있다./한화오션/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인 ‘월리 쉬라’호가 함정 정비를 위해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안벽에 접근하고 있다./한화오션/

◇미국 해군 함정 MRO 사업= 한화오션은 한국 조선업계 최초로 미국 해군의 함정 유지보수 및 정비(MRO) 사업을 수주했다. 연간 약 20조원 규모의 미국 해군 MRO 시장에 본격 진출한 것이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7월 함정 정비 협약(MSRA) 인증을 받은 후, 미 해군 군수지원함 ‘월리 쉬라(Wally Schirra)’의 MRO 사업 첫 수주에 성공했다. 11월에는 미 해군 급유함 ‘유콘’의 MRO 사업도 연이어 수주하는 등 MRO 시장 내 입지를 더욱 강화했다.

잠수함 건조가 이뤄지는 한화오션 특수선 건조구역 안벽에는 ‘월리 쉬라’호가 자리하고 있다. 약 3개월간 정비 작업을 거친 뒤 미 해군에 인도 예정이다.

‘유콘’함을 통한 두 번째 MRO 사업을 통해서는 지역의 조선 기자재업체, 중소 조선소들과의 상생 협력을 촉진하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 사외 협력업체인 수리 조선소에서 일부 작업을 진행하는 등 지역 중소 조선소와 공동 수행하는 모델을 구축한 것이다. 한화오션의 지역 상생 모델은 부산·경남권 1000여개 기자재·부품산업 생태계를 글로벌 MRO 시장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로봇용접기를 통해 블럭보강재 용접작업이 이뤄지는 모습./한화오션/
로봇용접기를 통해 블럭보강재 용접작업이 이뤄지는 모습./한화오션/
한화오션 작업자가 협동로봇을 현장에 적용해 선박 배관 조정관 용접 작업을 하고 있다./한화오션/
한화오션 작업자가 협동로봇을 현장에 적용해 선박 배관 조정관 용접 작업을 하고 있다./한화오션/

한화오션은 경남 경제 활성화와 협력업체와의 상생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특수선사업부의 전망과 전략을 공유하는 ‘특수선사업부 동반성장 파트너스데이’를 개최해 긴밀한 파트너 관계를 다졌다. 또한, 거제를 비롯해 경남지역 신규 고용 창출을 통해 새로운 선순환의 조선산업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사업 확대와 수주 증대에 대비, 크레인과 도크 등 대형 설비 증설 계획을 세워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다. 설비 증설이 이뤄지면 거제와 경남지역 내 대규모 추가 신규 고용 창출이라는 상생 구조가 실현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거제사업장의 경쟁력을 꾸준히 높이고 거제·경남 지역의 신규 고용 창출과 같은 새로운 지역 상생의 조선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라며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은 ‘글로벌 오션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도약하는 핵심 사업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호 기자 ks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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