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진해군항제 첫 ‘유료 콘서트’ 도입
“예산 부족 해결 지역경제 도움” vs “축제 상업화 부담 가중”
주최 측 “젊은 세대 겨냥 행사 기획
1박2일간 진행 돼 파급 효과 클 것”
시민 “교통·주차·바가지 문제 우려
가볍게 즐긴 축제, 가격대 조정 필요”
내달 열리는 진해 군항제에서 처음으로 유료 콘서트가 진행된다. 주최 측은 예산 부족 문제를 해결해 새로운 지역 문화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축제를 상업화해 시민 부담이 늘어난다는 지적도 공존한다.
군항제를 주관하는 사단법인 이충무공선양군항제위원회 등에 따르면, 축제 기간 중인 내달 29~30일 ‘체리블라썸 뮤직페스티벌’을 개최한다. 해당 콘서트는 유료로 진행된다. 1일권(정가 10만원, 앱 할인가 7만원), 2일권(정가 18만원, 할인가 13만원)으로 구성됐다. 10일부터 조기 티켓 판매가 시작됐다.

내달 29~30일 진해군항제 기간 중 열리는 유료 콘서트인 체리블라썸 뮤직페스티벌의 가격 안내문./이충무공선양군항제위원회/
‘봄’이라는 콘셉트에 맞춰 다양한 장르의 가수들이 무대에 오른다. 현재 1차 라인업으로 거미, 너드커넥션, 데이브레이크, 박정현, 소란, 유다빈밴드, 이무진, 적재, 허용별, YB(윤도현밴드) 등이 공개됐다. 17일 추가 라인업이 발표될 예정이다.
주최 측은 대규모 공연 준비와 유명 가수 섭외를 위해 이번 콘서트 유료화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축제 기간 관광객이 늘어나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 김환태 이충무공선양군항제위원회 위원장은 “군항제에서 벚꽃만 보고 가는 것보다 오래 머물 수 있고, 젊은 세대를 겨냥할 수 있는 새로운 아이템을 찾다가 이번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 단순 공연이 아니고 부산과 서울의 ‘록페스티벌’ 같이 하루 종일 뛰어놀 수 있는 콘서트이다. 지역에 없었던 행사인 만큼 많은 이들이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다수 유명 가수와 대형 무대를 설치하기 위해서 현재 예산으로 힘들다고 판단해 유료화를 결정했다. 충분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제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박2일 동안 진행되기에 지역에 미치는 경제 파급 효과도 클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군항제 첫 유료 콘서트인 만큼 아직 지역 주민들은 어색하다는 반응이다. 창원에 거주하는 박희진(30)씨는 “가격대만 보면 비슷한 축제보다 싼 편이지만, 항상 가볍게 즐겼던 군항제에 돈을 내고 공연을 본다는 게 와닿지는 않는다”며 “군항제는 먹거리 바가지 문제가 있었는데 이번에도 비슷한 문제가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진해에 사는 한 시민은 “군항제를 할 시기가 되면 일교차가 큰데 유료 공연으로 진행하면 몇 시간 전에 와서 대기하거나 기다릴 필요가 줄어든다”며 “대신 행사장까지 가는 교통 편의와 주차장 등의 확보가 전제 조건이다. 한 가수의 콘서트가 아닌 만큼 가격대도 다소 저렴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긍정적인 반응도 나왔다. 지역 커뮤니티에 한 시민은 “가수 라인업을 보면 팬들도 공연을 보러 올 것이고, 그러면 군항제 구경도 같이해 경제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다른 이는 “지금까지 창원에서 볼 수 없었던 록페스티벌 느낌 공연이 된다니 기대된다”고 했다.
박준혁 기자 pjhn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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