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겡남말 소꾸리] (267·끝) 질겁다, 갈리다, 내끼다

기사입력 : 2024-11-08 08:10:34

△서울 : 우리가 신문에서 얘기하는 게 오늘이 마지막이네. 이번에 회사에서 인사가 나 다시 서울로 가게 됐어. 그동안 경남말을 가르쳐줘서 고마워. 우린 2016년 6월부터 2년간은 매주, 그 이후엔 2주마다 만났잖아. 벌써 8년이 넘었네. 지나고 보니 시간이 참 빠르다는 생각이 들어.

▲경남 : 니가 다부 서울로 간다는 소석(식)은 들었지만 이래 만내이 실감이 나네. 내도 니캉 이바구할 때마당 억바이 질겁었는데, 인자 갈린다고 생각하이 데기 아숩다.

△서울 : 8년 넘게 배웠는데 아직도 모르는 경남말이 많네. ‘질겁었는데’와 ‘갈린다’가 무슨 뜻이야?

▲경남 : ‘질겁다’는 ‘즐겁다’ 뜻이고, ‘갈린다’는 ‘헤어진다’ 뜻이다. ‘저물어지먼 당신하고 내하고는 갈리요’ 이래 카지. 그라고 헤어지다는 ‘헤에지다’, ‘헤치이다’라꼬도 칸다. 니캉내캉 울매전에 처무이 만낸 거 겉은데 시(세)월이 차말로 빠르제.

△서울 : 항상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있는 것 아니겠어. 나이가 들면서 노랫말 중에 ‘언젠가는 우리 모두 세월을 따라 떠나가지만~’이란 구절이 마음에 와닿더라. 경남에서 너와 함께한 시간들은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거야.

▲경남 : 내도 니캉 이바구하고 겡남말 갤마줌시로 재밌었고, 보람도 있었다. 니가 열심히 비(배)알라 카이 내도 마음이 내끼더라꼬.

△서울 : 경남말 배우는 게 재미있고, 네가 잘 가르쳐줬지. 그런데 ‘내끼다’가 무슨 말이야?

▲경남 : ‘내끼다’는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다 뜻인 내키다의 겡남말이다. ‘지가 마음 내끼야 하지, 안 내끼머 안 한다’ 이래 카지. ‘내띠다’, ‘내시다’라꼬도 칸다.

△서울 : 이제 헤에질 시간이네. 그동안 경남에서 살면서 질겁었어. 경남엔 구경거리도 많고 아, 기잉거리도 많고, 사람들도 정이 많은 거 같아. 네 마음이 내끼면 서울에 와. 서울 기겡은 내가 해설자가 되어 줄게.

▲경남 : 고맙대이. 서울아, 같이 독자들께 인사하자. 꾸벅~^^ 그라고 마지막회꺼지 도움말로 해주신 김정대 고수님캉, 209회꺼지 삽화로 기리준 김문식 국장님도 억수로 고맙십미더. 꾸벅~^^.

도움말=김정대 경남대 명예교수

허철호 기자 kob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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