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만든 우리 지역 인문여행길] (1) 거제 계룡초등학교
거제에 스민 전쟁의 아픔·평화의 소중함 찾았다
6·25전쟁 당시 포로수용소에 유적공원
1910년 거제 최초 설립한 장승포우체국
흥남철수 피란민 품은 장승포 기적의 길
토바기협동조합 등 누비며 역사 체험·탐방
경남도교육청은 지난해 5월 도내 초·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공모를 통해 경남의 다양한 인문 자원과 독서 활동을 연계한 ‘읽으며 만나는 우리 지역 인문 여행길’ 20개 팀을 선정했다.
‘읽으며 만나는 우리 지역 인문 여행길’은 신청한 학교가 속한 시군 지역의 인문 자원과 독서 활동을 연계해 학교에서 창의적으로 구성한 인문 체험 코스로, 선정팀은 제안한 인문 여행 코스와 독서 활동을 연계한 교과 수업, 프로젝트 활동을 통해 지역의 역사와 문화, 지역 주민의 삶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20개 학교 학생들이 찾아서 다녀온 우리 지역의 인문 여행길을 따라가 본다.

6·25전쟁 당시 거제도 포로수용소 부지에 건립한 역사유적공원에서 계룡초등학교 학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거제 계룡초/
거제 계룡초는 6학년 78명의 학생이 참여해 6·25전쟁이 남긴 지역 역사 현장을 알아보는 보훈문화교육 지역화 프로젝트를 했다. 6·25전쟁으로 인한 상처는 한반도 곳곳에 남아 있고, 특히 거제는 포로수용소가 시내에 남아있어 6·25전쟁의 역사를 직접 체감할 수 있는 곳이다.
활용도서는 6·25전쟁 때 흥남철수를 배경으로 한 ‘온양이’라는 그림책이다. 1950년 중공군의 인해전술로 아군철수와 피란이 이뤄지면서 세계 전쟁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해상 철수 작전이 진행됐고, 피란민을 태운 마지막 배가 ‘온양호’였으며 당시 만삭이던 한 어머니의 아이가 온양호에서 출산을 하면서 아이 이름은 ‘온양이’로 지었다는 희망을 담은 책이다.

계룡초 학생들이 만든 ‘읽으며 만나는 우리 지역 인문여행길’ 코스.
계룡초 학생들은 ‘읽으며 만나는 우리 지역 인문여행길’ 프로젝트를 하기 위해 먼저 디지털 교과서 실감형 콘텐츠(AR마크)를 활용해 6·25전쟁의 과정을 확인하고, 전쟁 과정을 타임라인으로 정리했다.
또 거제도를 바탕으로 하면서 흥남철수와 거제포로수용소가 나오는 영화 ‘국제시장’과 ‘스윙키즈’를 감상하고, 거제 지역의 보훈문화 역사를 조사하고 알리고 싶은 탐구주제와 방법을 논의했다.
본격적으로 지역 보훈문화 역사를 조사하고, 알리고 싶은 내용들은 토의해 6·25전쟁과 관련한 ‘거제도 장승포항’의 역사, 피란민을 태웠던 메러디스 빅토리아호와 관련된 인물을 탐구하고, 지역 보훈 문화 역사 탐방 코스를 직접 답사해 만들어 보기로 했다.

거제 최초 우체국인 장승포우체국 인근에서 역사의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
계룡초 학생들이 만든 인문여행길 코스는 포로수용소유적공원(거제시 계룡로 61)→장승포우체국(거제시 장승포로 59)→장승포 기적의 길(거제시 장승포로 3길)→토바기협동조합(거제시 장승포로 5길)이다.
포로수용소유적공원은 6·25전쟁 당시 있었던 거제도 포로수용소 부지에 건립된 역사유적공원에서 전쟁의 아픔과 평화의 소중함을 느끼게 한다.
장승포 우체국은 1910년 설립된 거제 최초의 우체국이다. 정호승 시인의 시집 ‘포옹’에도 수록된 곳이기도 하다.

흥남철수 피란민들의 피란살이를 테마로 한 장승포 기적의 길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장승포 기적의 길은 흥남철수작전으로 피란민 1만4000여명을 태운 메러디스 빅토리아호가 내려왔지만 어느 지역에서도 받아주지 않았고, 거제에서 이들을 받아주면서 붙여진 이름이다. 크리스마스에 배가 도착했다고 해서 ‘크리스마스의 기적’이라고도 불린다고 한다.

토바기협동조합에서 아이들이 등대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코스의 마지막은 토바기 협동조합이다. 장승포 지역 주민들이 지역 특산물인 유자막걸리를 활용해 상품을 만들고, 다양한 체험을 하도록 설립한 곳이다. 학생들은 이곳에서 등대만들기 체험을 하며 지역에 대한 이해와 자부심을 가지며 인문여행을 마무리했다.
인문여행길에 참가한 계룡초 양수영 학생은 “거제포로수용소와 장승포항 기적의 길에 다녀온 후 우리나라의 가슴 아프고 슬픈 역사를 알게 됐고, 6·25전쟁에 나갔던 군인들의 유가족분들께 위로하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했으며, 정세온 학생은 “6·25의 전개과정을 알았고 그 당시가 어떤 시대였는지 알 수 있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최시우 학생은 “6·25 전개 과정에서 희생된 사람들이 많다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꼈다. 그 과정에서 희생하신 국군 장병분들께 감사를 표한다”고 했으며, 김민서 학생은 “우리 지역과 관련된 장승포항 기적의 길, 흥남철수작전에 대해 배웠고, 우리 지역의 멸종위기 동물에 대해 알게 돼 골프장 건설에 반대하는 글을 썼다. 내가 멸종위기 동물을 지킨다는 생각에 기분이 뿌듯했다”고 말했다.
한편 ‘인문여행길’에 참여한 계룡초 학생들은 ‘인문여행길’ 내용으로 ‘국가보훈부 최우수상’을 받아 상금 100만원을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에 기부했다.
이현근 기자 san@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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