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만든 우리 지역 인문여행길] (2)진주 삼현여고
사람·공간·예술… 진주서 찾은 보물
철도문화공원·중앙시장 등 2개 코스 탐방
도서 8권 활용… 인문학 자원 발굴나서
지역사회 직면 과제·해결 방안에 한걸음
진주 삼현여고는 30명의 학생이 참여해 인문학의 근간을 이루는 사람에 대한 이해, 그 사람들이 의미를 만들어 낸 장소, 삶의 총체적인 산출물인 예술을 중심으로 지역의 인문학적 자원을 발굴하고 창의적으로 발전 계승하기 위해 주제를 선정했다.
활용도서는 △나의 도시, 당신의 헤테로토피아(국학자료원) △김경현의 진주이야기 100선(곰단지) △어디서 살 것인가(을유문화사) △사피엔스(김영사) △온도계의 철학(동아시아) △공간과 장소(사이) △백촌 강상호(한국문화사) △아는 만큼 보인다(유홍준) 등 고등학생들 답게 8권이나 된다.
삼현여고 학생들이 찾은 인문여행길 코스는 2개다.

진주 삼현여고 학생들이 철도문화공원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인문여행길 코스 1은 철도문화공원 → 강남지구 도시재생지원센터 일원→ 진주유등체험관 → 진주남강 유등전시관.
주약동에 있는 철도문화공원은 진주역의 이전 부지에 조성되었으며, 철도의 역사와 문화를 기념하기 위해 2023년 6월에 만들어졌다. 최근 만들어진 공간이면서 기존 공간이 창조적으로 계승되는 측면에 주목해 공간을 답사지로 선정했다. 진주시의 철도 역사와 관련된 자료 및 유물뿐 아니라, 상시 운영되는 전시(실크공모전 전시, 연결을 테마로 한 기계 전시 등)가 있어 지역 이해와 미래 사회에 대한 사고를 유도하고, 도심 속 공원 조성으로 생태환경 및 복지공간으로서의 가치도 찾아 볼 수 있었다.
다음 코스는 망경동에 있는 강남지구 도시재생지원센터 일원이다. 이곳은 지난 2020년 도시재생 뉴딜 공모사업에 최종 선정된 곳이다. 망경동 일원에서 실현되는 도시재생사업을 조망해 오래된 주택이나 골목길, 낙후된 지역이 어떤 과정을 거쳐 변화하는지를 실제 답사로 살펴보고자 했다. 개발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원주민의 삶 변화와 정서를 학생들이 간접적으로 느끼게 만들고자 하는 목적도 있었다. 아울러 국어 교과활동과 연계해 학생들로 하여금 다각적으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시야를 제공하고자 했다.
다음 코스는 진주유등체험관과 진주남강 유등전시관을 방문했다. 직접 유등을 만드는 체험도 하고, 최근에 개관한 소망진산 유등공원도 들어 지역의 대표적 축제인 유등축제와 관련한 경험을 해보기도 했다.

학생들이 진주유등체험관에서 유등을 만들고 있다./진주 삼현여고/
◇인문여행길 코스 2는 진주대첩광장 → 중앙시장 → 진주학생문화나눔터 → 진주성, 국립진주박물관.
진주성은 지역을 대표하는 인문자원이고, 특히 2024년 가을에 완공된 진주대첩광장은 최근의 지역 개발 사업을 둘러싼 이해 관계를 조사해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 보았다. 학생들은 조성 과정에서 나타난 지역 사회의 다양한 관점을 학생들이 파악하고 분석하게 하여 융합적 탐구 활동을 진행하고자 했다.
다음은 진주 구도심 중심 전통시장 상권인 중앙시장을 방문했다. 대형마트와는 다른 소비 세계를 학생들이 체험하게 하며 먹거리도 체험 했다. 복고 열풍과 관련지어 세대 간의 갈등과 화합을 이끄는 장치로써, 전통시장의 가치를 일깨워주고자 했다.
진주학생나눔터는 (구)배영초등학교(1969년 3월 2일 설립) 건물을 보존해 조성한 곳이다. 근·현대 교육 현장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는 점, 상시로 열리는 전시 및 체험 교육(답사 당시에는 장애인 회화전시), 그 일대에 조성된 가로수길(성북동 도시재생사업 관련) 등으로 본 활동의 취지를 실현할 수 있다고 판단해 선정했다.
인문여행길에 참여한 학생들은 살고 있는 지역이지만 잘 몰랐던 것을 알게돼 유익했다는 활동소감을 말했다. 김송이 학생은 “답사를 통해 몰랐던 장소를 찾아갈 수 있어서 새로웠다”, 김경연 학생은 “진주 토박이임에도 진주의 역사와 문화를 과소평가했던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윤성아 학생은 “진주가 품은 고유한 가치를 직접 보고 느끼며 고령화 문제를 우리 지역에 접목해 보는 과정을 통해 지역사회가 직면한 과제와 해결 방안에 한걸음 다가설 수 있어서 뜻깊었다”고 활동 소감을 전했다.
이현근 기자 san@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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