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만든 우리 지역 인문여행길] (3) 김해 진영고

길 따라 세월 따라 ‘지역 인물과 역사’를 찾다

기사입력 : 2025-02-05 08:09:05

100년 역사 품은 진영역철도박물관
1960년대 진영 엿볼수 있는 찬새내골
한글박물관·상록수길 등 둘러보며
우리말·역사 보급의 거목 이윤재 선생
교육 선구자 강성갑 선생 업적도 기려


김해 진영고는 25명의 학생이 참여해 김해와 부산지역을 대상으로 도보와 버스여행 2개의 당일코스 여행을 선택했다. 활용도서는 한국의 그룬트비 강성갑(채유하, 페스트 북), 어둠의 혼(김원일, 아시아), 우리말, 우리 역사 보급의 거목 이윤재 (박용규, 역사공간) 3권이다.


김해 진영고 학생들이 한글박물관에서 한글의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김해 진영고/
김해 진영고 학생들이 한글박물관에서 한글의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김해 진영고/

◇도보여행

진영고등학교→진영역철도박물관 → 상록수 길, 전통시장 골목 → 찬새내골을 거쳐 진영고등학교로 돌아오는 코스다. 진영고등학교에는 창립자로 보도연맹 사건 관련으로 사망한 강성갑 선생의 동상이 있다. 고 강성갑 선생은 1946년 진영 복음중등공민학교를 설립했고, 이후 한얼중학교·진영여자중학교를 설립해 교육활동을 펼쳤지만 1950년 공산주의자로 몰려 피살됐다. 그를 기리는 동상이 70년전 세워졌고, 올 3월 개보수해 제막식을 했다. 강성갑 선생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진영고등학교에는 창립자로 보도연맹 사건 관련으로 사망한 강성갑 선생의 동상이 있다.
진영고등학교에는 창립자로 보도연맹 사건 관련으로 사망한 강성갑 선생의 동상이 있다.
진영역철도박물관.
진영역철도박물관.

두 번째로 간 곳은 진영역철도박물관이다. 1905년 군용으로 개통되었다가 10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유지되다가 2010년 박물관이 됐다. 옛 진영역은 경전선의 최초 지선인 마산선 건립 시기부터 물류수송의 중심지였다. 일본의 침략 과정에서 생겨난 경부선 지선 최초의 역사로 소설 ‘어둠의 혼’의 배경이 된 사상적 대립이 일제강점기의 억압과 착취 속에서 만들어진 상황이란 것을 유추할 수 있는 곳이다.

김해 진영고 학생들이 찾은 상록수길.
김해 진영고 학생들이 찾은 상록수길.

세 번째로 찾아간 곳은 상록수길과 전통시장골목이다. 김해시는 도시재생 일환으로 옛 시가지인 진영전통시장 인근에 진영인(人) 테마거리를 조성했고, 1구간은 대통령길(노무현 전 대통령), 2구간은 상록수길(강성갑 목사), 3구간은 만세길(김정태 독립운동가), 4구간은 코주부길(김용환 만화가), 5구간은 불의 제전길(김원일 작가)로 조성했다.

김해 진영고 학생들이 찾은 김원일 문학비.
김해 진영고 학생들이 찾은 김원일 문학비.

학생들이 찾은 곳은 2구간 진영고 설립자인 강성갑 선생의 시대별 활동 및 생애, 사망 후의 명예를 회복하고 동상 건립되는 역사적 사진이 골목에 전시돼 있다. 또 ‘마당 깊은 집’의 김원일 작가가 유년기를 보냈으며 소설 속 주인공이 어린 시절을 보내는 무대가 되는 곳이기도 하다.

김해 진영고 학생들이 찾은 찬새내골.
김해 진영고 학생들이 찾은 찬새내골.

마지막 코스는 찬새내골이다. 서부골 벽화마을로 불리는 곳으로 찬새내골의 좁고 좁은 골목길 노후된 벽에 다양한 스토리를 담은 벽화를 그려 벽화마을로 변신한 곳이다. 빨래터와 우표전시관 등 볼거리가 풍부하다. 1960년대 진영의 생활모습을 엿볼 수 있는 구조물, 벽화가 있다.



김해 진영고 학생들이 찾은 한글박물관.
김해 진영고 학생들이 찾은 한글박물관.

◇버스여행

진영 출발 → 금병공원 →낙동강 레일바이크 → 한글박물관→ 김해가야문화축제 → 아미산 전망대 → 진영도착 코스다.

첫 코스인 금병공원은 진영읍 여래리에 있다. 산책길과 저수지, 각종 운동시설이 있지만 소설 ‘마당 깊은 집’으로 유명한 소설가 김원일 문학비도 있다. 다음으로 간 곳은 김해 생림면 마사로에 낙동강 철로를 활용한 관광자원인 낙동강 레일바이크. 김해 특산물인 산딸기 와인을 판매하는 와인동굴도 있고, 열차카페, 철교 전망대 등이 있다. 밀양강과 낙동강이 합류하는 지점으로 하중도 등의 습지를 관찰할 수 있음. 김원일의 소설 ‘불의 제전’에 나오는 장소다.

김해 진영고 학생들이 찾은 낙동강레일바.
김해 진영고 학생들이 찾은 낙동강레일바.

세번째 찾은 곳은 김해 분성로에 있는 한글박물관이다. 한글 창제, 용비어천가 등 한글 창제와 과학적 원리 및 중요도에 대한 내용과 김해 출신 조선어학회 주요 인물인 이윤재 선생과 우리말 연구에 일생을 바친 허웅 선생의 업적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수 있고, 용비어천가를 음악과 함께 들어 볼 수 있다.

네 번째로 찾은 곳은 김해가야문화축제를 여는, 김해사 가야의 길 일원인 김해고성동 고분이다. 낙동강 하구와 바다가 만나는 물의 도시 김해, 문화 교류의 장 김해를 느낄 수 있는 김해 가야문화 축제 현장을 체험했고, 연지 공원에 있는 소녀상과 간디 동상 의미를 탐색했다.

마지막은 부산시 다대낙조 2길에 있는 아미산 전망대다. 낙동강 하구의 진우도, 도요등, 장자도 등의 사구 지형을 살펴볼 수 있고, 낙동강 삼각주의 형성 과정 및 낙동강과 주민 생활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지질 전시관을 관람했다.

아미산 전망대에서 낙동강 삼각주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아미산 전망대에서 낙동강 삼각주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무엇을 느꼈나

한채연 학생은 “‘우리말, 우리 역사 보급의 거목 이윤재’라는 책을 읽으며, 일제강점기의 대표적인 한글학자 이윤재 선생에 대해 알게 되었고, 우리말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쳐 노력하셨다는 점이 놀라웠으며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박서영 학생은 “한글 하면 세종대왕밖에 몰랐는데, 한글이 겪은 수난을 이겨내고 한글을 사용한다는 생각에 더욱 소중하게 생각하고 제대로 사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전표령 학생은 “낙동강 퇴적 지형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있었는데, 버스 여행의 마지막 코스인 아미산 전망대에서 삼각주를 직접 보고 설명을 들었다. 너무 신기하고 좋았다. 책도 읽고, 수업도 하고 여행도 하고 결과물도 만들고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정주연 학생은 “도보여행으로 ‘상록수길’, ‘대통령길’의 골목을 둘러보면서 우리 지역과 관련된 인물과 그들의 활동을 보면서 ‘진영’에 대한 자부심과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장지은 학생은 “‘우리말 우리 역사 보급의 거목 이윤재’ 책을 읽고, 일제강점기에 학문적인 연구를 넘어서 우리 언어를 지켜내기 위해 많은 위협을 무릅쓴 독립운동이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했다.

김해 진영고 학생들이 찾은 찬새내골.
김해 진영고 학생들이 찾은 찬새내골.

박민영 학생은 “진영에 꽤나 오래 살았지만 이번 여행을 하며 처음 보는 곳이 많았다. 그중 찬새내골이 가장 인상 깊었다. 중간중간 벽에 그려진 벽화와 글귀들이 아름다웠고, 금병산에서 진영 전체를 내려다보는 풍경도 좋았다. 내 고장 진영의 구석구석을 알게되어 좋은 경험이었다”고 했다.

이현근 기자 san@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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