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만든 우리 지역 인문여행길] (4)함안여자중학교
함안 곳곳 아라가야 역사와 자연을 만나다
고려동유적지·무진정·대암 이태준 기념관
말이산고분군·뜬늪·악양생태공원 등 찾아
생태 가치와 독립투사·충절의 의미 되새겨
함안여자중학교는 ‘아라가야를 품은 역사와 자연 속으로 떠난다’를 주제로 가야길과 아라길 2개의 코스로 인문여행길을 떠났다.
주제에서 알 수 있듯이 함안은 지난해 9월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아라가야 고분군과 함께 예술과 충절의 고향이다. 또한 아라가야로부터 시작되는 긴 역사와 더불어 전국에서 늪지가 가장 많은 곳이기도 하다.

함안여자중학교 학생들이 말이산고분군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함안여중/
학생들은 이러한 함안의 가치는 비교적 최근에서야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더구나 소중한 함안의 늪지들이 해마다 빠른 속도로 사라져가고 있어 많은 이들에게 함안 늪의 생태적 가치를 알리고 싶어 했다.
함안여자중학교 학생들은 “현대와 찬란한 과거가 공존하는, 수많은 인문학적 가치가 보석처럼 숨겨져 있는 이곳 함안의 인문여행길을 천천히 따라가다 보면 역사와 풍경, 생태적 가치와 아름다움을 충분히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면서 “하루에 다 둘러보기는 숨겨진 곳들이 많아 가야읍을 중심으로 한 가야길과 푸른 남강을 따라가는 멋진 풍광의 아라길로 구성되어 있다”고 소개했다.
활용도서는 독립운동가이자 몽골에서 신의(神醫)로 불렸던 대암 이태준 선생을 그린 ‘대안 이태준’(반병률 저)이다.

고려동 유적지.
◇가야길 코스
가야길 코스는 고려동유적지→입곡군립공원→함안말이산고분군→무진정, 괴항마을→먼당길 벽화거리다. 함안군 산인면 모곡2길에 있는 고려동 유적지는 고려말 진사 이오가 고려 왕조에 대한 충절을 지키기 위해 만든 유적지다. 곳곳에 백일홍이 피어있는 운치 있는 곳이다. 고려동 마을 협동조합에 예약하면 고려의상 체험도 가능한 곳이다. 다른 곳은 함안에서 가장 큰 저수지인 입곡군립공원이다.

입곡군립공원.
사계절 어느 때나 저수지 둘레길과 숲길의 아름다움이 돋보인다. 저수지 곳곳에는 함안문인협회의 시가 있어 의미를 더해준다. 다음 코스는 함안말이산고분군이다. 아라가야의 고분군으로 지난해 합천과 김해 등과 함께 가야고분군으로 유네스코에 등재됐다.

함안말이산고분군.

무진정.

먼당길 벽화거리.
함안박물관이 함께있다. 다음은 낙화놀이로 유명한 무진정이다. 바로 옆 괴항마을에는 공공미술 프로젝트로 곳곳에 벽화와 조형물이 있어 볼거리가 넘친다. 마지막 도착지는 함안군 가야읍 방목2길에 있는 먼당길 벽화거리다. 주민자치회에서 지난 2022년 재정비를 했다. 작은 곳이지만 야간에는 불빛이 인상적이다. 함안성당을 검색하면 먼당길 벽화거리를 갈 수 있다.

악양생태공원
◇아라길 코스
아라길코스는 악양생태공원→악양둑방→대평늪→정암교→뜬늪→대암 이태준 기념관→서산서원이다. 출발은 악양생태공원이다. 강줄기를 따라 사계절 아름다운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6·25전쟁의 아픔을 담은 처녀뱃사공비가 있고, 악양생태체험관에서는 함안 특산물을 이용해 수박식빵 만들기 등 체험도 할 수 있다. 인기가 많으니 사전 예약은 필수다.

악양둑방
다음 코스는 악양둑방이다. 왕복 6.5㎞로 전국 최장의 둑방 길을 자랑한다. 11월에는 임시 부표를 건너 악양루로 갈 수도 있다.
다음은 우리나라에서 늪지식물을 보호하기 위해 최초이자 유일하게 천연기념물 제356호로 지정된 대평늪이다. 함안 9경에도 속하는 곳으로 철새도래지로도 유명하다. 늪을 따라 데크길이 있어 사계절 산책하기에도 좋다.

대평늪

정암교
다음으로 간 곳은 함안군 군북면 월촌리에 있는 정암교다. 함안과 의령을 잇는 곳으로 국가등록문화재 제369호이다. 의령까지 걸어서 갈 수 있는 다리로, 남강에는 유명한 솥바위가 있다. 인근에 부자가 나온다는 솥바위 전설대로 효성(함안), 삼성(의령), LG(진주) 창업주가 태어나 전국에서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다음은 뜬늪이다. 보름달이 뜨면 늪에서 달이 떠 있는 듯하다고 해서 뜬늪으로 불린다고 한다. 부들과 갈대 등이 조성돼 있고, 2022년 경남도 우수 습지로 지정됐다.

뜬늪

대암 이태준 기념관

대암 이태준 기념관
다음으로 간 곳은 대암 이태준 기념관이다. 옛 군북역을 개조해 만들었다. 이태준 선생은 몽골에서 유명한 의사로 이름을 알리면서 에르데니 인 오취리 훈장을 받기도 했으며 1921년 순국하기까지 독립운동을 했다.

서산서원.
마지막 코스는 서산서원이다. 1703년 곽원령 등에 의해 창건됐다. 생육신을 모신 사당이기도 하다. 생육신 중 조려 선생이 후학을 길렀던 곳이다.
함안여중 학생들은 인문여행 코스를 만들기 전 3차례에 걸쳐 답사하고, 이틀에 걸쳐 관련 지역을 인문 독서 캠프를 했다. 이후에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4일간 ‘우리 지역 인문여행길’ 안내와 홍보활동도 하고, 대암 이태준 글꼴을 활용한 대암 이태준 알리기 홍보도 했다.
인문여행길에 참여한 학생들은 “몰랐던 함안에 대해 구석구석 알게됐다”고 입을 모은다. 어려서부터 쭉 사는 곳이지만 함안은 촌이라 도시처럼 할 것도 없고 딱히 자랑할 것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지역 인문여행길을 다니면서 우리 고장이 고려 시대 충신들, 독립투사 등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고, 대암 이태준 선생, 아라가야 고분군, 늪지 등 모두가 자랑이었다고….
이현근 기자 san@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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