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수온 멍게 집단폐사 근본 대책 마련을

기사입력 : 2025-03-04 21:07:17

멍게 수확철을 맞았지만 지난해 여름 고수온으로 경남 남해안에서 키우던 멍게가 대부분 폐사해 어민들이 수확을 포기하고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통영멍게수협에 따르면 통영과 거제 멍게양식장에서는 2월 초부터 6월까지 전국 멍게 유통량의 70%를 생산하지만 올해는 고수온에 멍게가 집단 폐사하면서 종패도 전멸했다고 한다. 매년 2월에 열었던 초매식도 취소했을 정도니 도내 멍게 양식장의 피해는 불을 보듯 뻔하다. 지난해 8월 멍게 폐사율이 95%일 때 올봄 멍게 피해 예상액은 700억~800억원(판매가)으로 추산됐지만 이후 추가로 종폐까지 폐사한 것을 합치면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멍게를 수확할 수 없게 된 직접적인 원인은 지난해 여름 해수 온도가 바다 10m 이상 깊은 수심에서도 표층과 같은 28~30℃나 된 데 있다. 봄 출하를 위해 키우던 어린 멍게뿐만 아니라 채묘용 모패도 90% 이상 폐사했고, 2~3년 뒤 출하하기 위해 받아 놓은 종자도 70% 이상 죽었다. 올해 수확을 포기한다고 해도 향후 3년까지 멍게 수확량이 급감할 수밖에 없는 데다 해수 온도가 매년 상승한다는 것이 문제다. 가두리 양식 어가에서는 얼음이나 액화산소를 양식장에 공급해 해수 온도를 낮추기도 하지만 멍게 양식장처럼 면적이 넓으면 이 방법도 효과가 없어 속수무책이다. 굴 양식과 달리 멍게는 수협중앙회 양식 재해보험 가입금액마저 높아 보험 가입을 기피하는 것도 풀어야 할 과제다.

경남 남해안은 2016년부터 이상기후로 고수온 피해가 연례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양식장 744곳에서 멍게, 전복 등 어패류 피해액이 594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였다. 전년도 207억원의 두 배가 넘었다. 앞으로 고수온으로 인한 피해액은 급증할 수 있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 양식 어민들 자력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 온도 상승에 대처하고, 그 피해를 감당하기에는 버겁다. 피해 보상은 적고 다른 대안이 없는 현실에 답답함을 호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고수온에 강한 종자 개량과 함께 양식기술 개발, 보험가입비 지원 등 멍게 양식장 고수온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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