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도·편의성 부족으로 이용객 감소 ‘실적 부진’

[진단] 도내 ‘공공 배달앱’ 잇따라 종료

기사입력 : 2024-11-25 20:27:21

한달 새 진주 이어 창원도 이달 중단
운영 중인 통영·김해 등도 실적 미미

도 “통합배달앱 대신 기존 앱 지원”
“앱 미사용 원인 분석해 개선해야”


최근 잇따라 경남 지역 공공 배달앱이 운영 종료를 발표하고 있다. 민간 배달앱의 높은 수수료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출범했지만 초라한 실적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25일 창원의 카페에 창원시 공공배달앱 ‘누비고’ 가맹점을 알리는 스티커가 붙어 있다. 누비고는 오는 30일자로 종료한다./김승권 기자/
25일 창원의 카페에 창원시 공공배달앱 ‘누비고’ 가맹점을 알리는 스티커가 붙어 있다. 누비고는 오는 30일자로 종료한다./김승권 기자/

◇거제에 이어 창원, 진주도 종료= 창원시는 최근 공공 배달앱 ‘누비고’를 오는 30일까지 운영한다고 밝혔다. 내년 1월까지 계약 기간이 남은 누비고는 22개월 만에 조기 종료하게 됐다. 민간 배달앱 높은 수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출시된 누비고는 인지도·편의성 부족으로 소비자들 관심을 끌지 못했고 적자 또한 크게 발생했다.

진주시 공공 배달앱 ‘배달의 진주’도 지난 8일 자로 운영을 종료했다. 주된 이유는 경영난이다. 진주시 공공 배달앱은 누적 매출액 84억원 수준이었다. 앞서 거제시도 2021년 ‘배달올거제’를 출시했지만, 인기를 끌지 못해 재작년 12월 서비스를 종료했다.

아직 도내 타 지자체에서 공공 배달앱 운영 종료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25일 취재 결과, 종료를 선언한 창원시를 제외하고, 양산, 김해, 밀양, 통영이 공공 배달앱을 운영 중이다.

이 중 양산시를 제외하고는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지난 10월 말 기준) 2021년 6월 출시한 양산시는 누적 매출액 202억원을 달성했다. 양산시는 기존 지역 상품권 앱에 배달 기능을 추가시키는 방식으로 접근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양산시 관계자는 “대다수 시민이 지역 상품권을 사용하니 상품권 앱에 가입되어 있었다. 그렇다 보니 별도 앱 제작 비용도 들지 않았고, 이용객도 꾸준한 편이다”고 말했다.

통영·밀양시는 기존 민간에서 운영하던 위메프오 앱에 지역화폐를 탑재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22년 6월 공공 배달앱 서비스를 시작한 통영시의 누적 매출액은 4000여만원이다. 2021년 4월 서비스를 개시한 밀양시 누적 매출액은 4100만원 수준이다.

김해시는 2022년 5월 ‘먹깨비’ 서비스를 개시했지만 기준 누적 매출액은 96억원이다. 김해시는 내년에 올해 실적을 바탕으로 공공 배달앱 폐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김해시 관계자는 “공공 배달앱 경우 프로모션(할인 이벤트 등)을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서 이용률이 달라지는 것 같다. 지난해 7000여만원 예산이 올해는 2000만원대로 줄었다. 그렇다 보니 이용객도 감소하는 것 같다”며 “현실적으로 공공 배달앱이 민간 배달앱을 따라잡기 힘들다. 내년도에 폐지 여부를 논의해 볼 것”이라고 밝혔다.

◇경남도 통합 공공 배달앱 무산= 경남도는 소상공인 민간 배달앱 수수료 부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통합 플랫폼 구상을 지난 8월 시작했다. 하지만 최근 경남도는 ‘자치단체 경상보조금 공공 배달앱 활성화’ 예산을 2025년도 예산안에 반영해 도의회에 제출하면서 사실상 백지화를 선택했다. 통합보다는 기존 공공 배달앱 지원 방식을 결정한 것이다.

민간 배달앱을 탈퇴하고 공공 배달앱 이용을 늘리겠다고 밝힌 소상공인 단체에서는 아쉬움이 크다. 김길수 김해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공공 배달앱으로 주문이 안 들어와도 운영되어야 민간 앱을 견제할 수 있다. 활성화해야 하는데 폐지부터 하면 대안 자체가 사라진다”며 “지자체 예산이 줄어들고 실적도 좋지 않으니 사라지는 것 같다. 횡포를 직접 겪는 소상공인으로서는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영근 국립창원대 경영학과 교수는 “수요자가 이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공공 배달앱 서비스가 불편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먼저 그 원인을 분석하고 개선을 해야 하는데 미흡하지 않았나 생각된다”며 “담당 공무원 입장에서는 책임성이 약하니 관심도가 떨어지고 문제 개선도 잘 안됐을 것 같다. 남은 공공 배달앱은 이러한 문제를 충분히 해결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준혁 기자 pjhn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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